배신당한 김경문 ‘믿음의 야구’…4사구 자멸 한화, 역대 최다 불명예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4-15 08:12
입력 2026-04-15 00:29
4사구 18개 허용하며 삼성에 역전패
김서현 7개 포함 등판 투수 집단 부진
최근 4연패 빠지며 시즌 6승 8패 7위
부진한 선수를 끝까지 믿어주면 그 선수가 기적처럼 부활해 믿음에 보답하는 서사. 낭만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말하면 어쩌다 통하면 가끔 좋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현대 야구는 데이터에 근거해 빠르고 냉정하게 움직인다. 못하는데 잘할 것이라고 언제까지고 믿어줄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아는 게 요즘 야구에 필요한 리더십이다.
‘믿음의 야구’로 대표되는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판단이 대역전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니 팬들 속만 부글부글 끓는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안방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역대 한 경기 최다 4사구(18개)를 내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5-6으로 무너졌다. 믿어줬고 철저히 배신당한 결과다.
볼넷이 16개, 몸에 맞는 공이 2개였다. 기존 4사구 기록은 1990년 5월 5일 LG 트윈스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17개다. 볼넷으로만 한정해도 2020년 9월 9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세운 한 경기 팀 최다 볼넷(16개)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마지막 투수로 나온 황준서를 제외하고 이날 출전한 모든 투수가 볼넷 또는 몸에 맞는 공을 내줬으니 공동의 책임이 있겠지만 김서현이 그 가운데 7개를 기록하면서 패배의 원흉이 됐다.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혔던 삼성은 0-5로 뒤지던 7회초 김지찬의 볼넷 출루와 최형우의 안타, 르윈 디아즈의 볼넷 출루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류지혁이 재차 볼넷을 얻었고 이것이 삼성의 첫 득점으로 이어졌다. 한화는 7회초에만 박상원, 이민우, 정우주 3명의 투수가 나란히 볼넷을 내줬다.
그나마 다행히 1실점으로 선방했지만 8회초 삼성이 안타 없이 볼넷 3개로만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고 디아즈, 류지혁이 또 볼넷을 얻어 2명의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여기에 한화 김서현의 폭투로 추가점까지 얻었다. 프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처참한 투구에 한화 팬들의 분노도 점점 치솟았다.
5-4로 이기고 있었으니 막았으면 그래도 용서할 수 있었겠으나 김서현은 9회초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 볼넷, 볼넷을 허용하더니 기어코 역전을 허용했다. 모두가 바꿔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믿었고 다 이긴 경기를 내주는 결과를 얻었다.
부진한 선수를 위기에서 교체해 승부를 피하는 선수로 만드는 것은 선수도, 팀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부진한 선수를 믿다가 무너지면 선수는 물론 팀과 팬들까지 모두 망친다. 이날 경기를 통해 한화는 무엇을 얻었을까. 보이지 않는 소득이 있었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보이는 결과로는 처참한 역전패와 역대 최다 4사구 허용이라는 불명예가 남았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5할 승률 진입에 실패하고 6승 8패 7위로 주저앉았다. 최근 4연패다.
류재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