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주사기 재사용”…파키스탄 아동 300명 HIV 집단 감염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4-14 16:25
입력 2026-04-14 16:25
주사기 사용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파키스탄 병원에서 아동 300여명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등 비위생적인 의료 행위가 원인이었다.

14일 BBC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타운사 소재 공공 병원에서 2024년 11월부터 지난 1년 동안 최소 331명의 아동이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조사 결과 병원 내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이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BBC 취재 결과, 병원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이미 사용했던 주사기를 다회용 약병(바이알)에 다시 넣어 남은 액을 추출하거나, 주사기 하나로 여러 아동에게 여러 차례 투약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오염된 주사기가 용기 안의 약물 전체를 바이러스 매개체로 만들면서 집단 감염을 확산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 전문가는 “바늘만 교체한다고 해도 주사기 몸체(실린더)에 이미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 감염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무함마드 아민(8)은 HIV 확진 직후 고열에 시달리다 숨졌으며 그의 누나(10) 또한 같은 경로로 감염돼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족들은 일상적인 진료를 위해 방문했던 병원에서 도리어 감염 피해를 보게 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요구했다.

파키스탄에서 HIV 집단 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라토데로시에서 2~5세 어린이 623명을 비롯해 총 761명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당초 감염자는 500여명이었지만 당국의 조사 결과 700명이 넘는 주민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에도 현지 의사가 오염된 주사기를 반복 사용하면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시골 마을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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