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기후 공약 등급 매긴 환경단체 ‘서열화 금지’ 어겨 공직선거법 위반”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수정 2026-04-14 14:02
입력 2026-04-14 14:02
法 “등급 분류도 순위 나열과 동일 영향”
등급 매긴 ‘창원기후행동’ 활동가 유죄 확정
후보별 선거 공약에 등급을 매겨 발표하는 것은 ‘서열화’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DB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지역 후보 기후 공약에 등급을 매겨 발표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경남 창원의 환경단체 ‘창원기후행동’ 활동가들에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활동가 박모씨와 변모씨에게는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만원 선고가 확정됐다.


이들은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창원 지역 출마 후보자 11명의 기후 관련 공약을 분석해 최우수·우수·보통·미흡·낙제 5개 등급을 매기고, 그해 4월 8일 오전 11시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점수 부여 또는 순위나 등급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열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활동가 3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의 3은 “정당·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에 관해 비교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면서도 “점수 부여 또는 순위나 등급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열화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1심은 박씨에게 벌금 100만원, 변씨와 이모씨에 벌금 70만원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열화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늘어서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며, 반드시 1등·2등·3등처럼 개별 순위가 매겨져야만 서열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우수·우수·보통·미흡·낙제’ 같은 등급 분류도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순위 나열과 동일하므로 서열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왔다.



박씨와 변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이들의 행위가 후보자들을 서열화하는 행위라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 것이다.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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