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크면 똑똑하다”…꿀벌로 뇌 크기-지능 상관관계 규명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4-14 14:00
입력 2026-04-14 14:00
뇌 용적-학습능력 상관관계 실험으로 규명
“머리 크다고 슬퍼할 이유 없어”
서양에서는 상대에게 “얼굴이 작다, 머리가 작다”는 말을 건네는 것이 상당한 결례라지만, 한국에서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머리가 큰 사람들은 ‘얼큰이’(얼굴이 큰 사람)라고 놀림을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머리가 크다는 이유로 놀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뇌의 크기가 인지 능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픽사베이 제공
프랑스 툴루즈대, 뉴로미오젠 연구소, 클로드 베르나르 리옹1대학, 몽펠리에대, 프랑스 대학 연구소(Institut Universitaire de France), 호주 맥쿼리대, 호주 국립대, 스페인 그라나다대, 스위스 연방 수생과학기술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꿀벌을 이용해 뇌의 용적과 학습 능력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4월 14일 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동물에게 뇌 크기가 인지 능력과 연관되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00마리 이상의 꿀벌로 머리 크기, 뇌 크기, 학습 능력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양봉꿀벌과 뒤영벌(꽃부니호박벌)의 경우 약 30% 정도가 머리 크기에 있어서 자연 개체 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이어 이런 자연 변이를 활용해 머리 크기와 학습 테스트 성적의 관계를 살펴봤다. 학습 테스트는 벌이 서로 다른 냄새를 정확히 구별할 경우 설탕물을 보상받는 형식으로 설계됐다.
프랑스 툴루즈대 제공
그 결과, 머리가 큰 벌들이 학습 테스트 결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부 벌을 대상으로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마이크로 CT)을 실시해 뇌의 디지털 3D 재구성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머리 크기와 뇌 용적, 머리 크기와 더듬이엽의 용적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더듬이엽은 곤충 뇌에서 후각 정보를 1차 처리하는 영역이다. 꿀벌은 시각보다 후각에 의존해 꽃의 위치를 학습하고 동료를 식별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크기가 인지 능력과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도 후각 관련 학습 점수는 전체 뇌 용적과 더듬이엽 용적 모두와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마티유 리호로 프랑스 툴루즈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표적인 사회적 곤충인 꿀벌에서 뇌 크기의 자연적 개체 변이가 인지 능력의 변이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뇌 크기와 학습 능력의 관계는 뇌 전체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학습 과제와 그 과제 수행에 관여하는 뇌 영역 사이에 국한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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