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는 역시 이곳이지”…전쟁 피한 중동 부자 몰리는 스위스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4-13 15:53
입력 2026-04-13 15:53
스위스 전경. 픽사베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피해 중동 부자들이 스위스의 소도시로 몰리면서 돈이 있어도 집을 사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전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걸프 지역에 거주하던 부유한 외국인 거주자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취리히 인근의 추크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추크는 원자재 거래와 암호화폐 회사들의 소재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인구 13만 5000명인 이 도시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하인츠 탠러 추크 시청 재무 책임 국장은 “이스라엘·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부호와 기업들의 (추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쟁 상황은 유감이지만 현실적으로 추크는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와 금융 분야에 종사하며 두바이에서 살던 고객들이 안정적인 유럽 거점을 찾는 와중에 추크가 이들의 최우선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위스 자산관리회사 알펜 파트너스의 피에르 가브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추크는 가본 적이 없더라도 모두가 알고 있는 곳”이라며 “고객의 첫 번째 요청은 거의 항상 추크”라고 밝혔다.



추크 지점으로 이동을 희망하는 미국 은행 출신 고객관리자의 이력서가 중동 전쟁 이후 4배로 급증했다고 스위스에 있는 한 민간 은행 관계자도 말했다. 추크에서 집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매물은 한정적인데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최근 침실 2개짜리 임대아파트의 세입자를 찾기 위한 주택 공개 행사에 다녀왔다는 한 금융업 종사자는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아파트 블록을 에워쌀 정도였다고 전했다. 독일어권인 추크에서 거주지를 찾기 어려워 이탈리아권인 티치노 주의 도시 루가노 등에 대한 문의까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회사 엥겔 앤 푈커스는 루가노에 대해 “중동 전쟁 이후 두바이에 사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영국 사람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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