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후의 ‘결정적 작전’ 가나…호르무즈 ‘죽음의 바다’ 시나리오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4-13 14:35
입력 2026-04-13 14: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사령부가 공개한 호르무즈 해협 실시간 드론 감시 영상. 사령부는 모든 해상 및 비해상 활동이 무장 병력의 완벽한 통제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026.4.12 IRGC 자료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선 ‘역(逆) 봉쇄’를 선언하면서, 일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가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군은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3국 항구로 향하는 배는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란은 옥죄면서 공해는 열어두는 ‘핀셋 봉쇄’다.

이는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데 사용되는 유조선이나, 향후 이란에 무기 또는 물자를 제공할 수 있는 중국·러시아 등 제3국의 선박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걸프국과 한국, 일본 등 에너지 수입국의 반발은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항행의 자유’라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선점하고, 반대로 해협을 사유화하는 이란을 ‘국제법 위반자’로 낙인찍어 고립시키겠다는 고도의 외교 전략이 엿보인다.



미국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린 종전회담이 ‘노딜’로 끝나자 이같은 해상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란 경제의 숨통을 끊고 전쟁지속능력을 약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향후 시나리오 셋…여건조성 후 결정적작전 가나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는 ▲이란의 굴복 ▲강대강 대치 ▲국제전 비화 세 가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사령부가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첫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대신 미국과 이란이 전면 해상전에 돌입하거나, 미 해군과 이란 항구 진입을 시도하는 제3국 선박이 충돌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은 그야말로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

해상봉쇄 자체가 중대한 군사행동이라는 점도 암울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해상봉쇄는 전시 또는 준전시 상황에서 해군을 동원해 적국의 군함이나 상선의 통행을 차단함으로써 적국의 보급로를 끊는 조치여서 당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그것을 ‘전쟁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제법적으로도 전쟁행위로 간주된다.

미군은 1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에서 해상봉쇄를 단행한 적이 있으며, 존 F. 케네디 행정부때인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해상봉쇄라는 표현 대신 ‘해상 격리’를 의미하는 ‘쿼런틴’(Quarantine)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사실상의 해상봉쇄에 나선 바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11일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라고 발표한 대목은 미국이 이미 ‘결정적 작전’ 시나리오까지 마련해뒀음도 시사한다.

결정적 작전은 부대의 주력을 투입해 승패를 결정짓는 작전으로, 통상 유리한 작전여건이 조성된 상태에서 전개된다.

군사적 관점에서 여건 조성 작전이 결정적 작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인 만큼, 최악의 경우 미국은 강제력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시도할 수 있다.

美 전쟁권한법의 시간표…트럼프에게 남은 ‘2주’미국 전쟁권한법(WPR)은 대통령이 의회 사전 승인 없이 군사행동을 개시한 경우 48시간 안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60일이 지나도록 의회 승인이 없으면 적대행위 지속의 법적 정당성이 크게 약화되며, 대통령이 미군 안전을 위한 군사적 필요성을 의회에 서면으로 인증할 경우 추가로 최대 30일의 철수 기간을 인정한다.

대통령의 승인 없는 적대행위를 시간적으로 제한하는 장치인 셈이다.

2월 28일 개전일 기준으로 60일 시한은 4월 29일 무렵에 닿는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2주 남짓이다.

그 안에 ‘이란의 굴복’을 얻어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해상봉쇄는 사실상의 마지막 압박 카드다. 해상봉쇄마저 통하지 않을 경우 그가 ‘결정적 작전’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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