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형 온라인몰, 시각장애인 위한 화면 낭독 제공해야”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수정 2026-04-13 10:02
입력 2026-04-13 10:02
G마켓, SSG닷컴, 롯데쇼핑 6개월 내 제공해야
法 “차별 금지 위해 동등 정보 접근 보장 필요”
G마켓, SSG닷컴, 롯데쇼핑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화면 낭독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DB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 쇼핑몰 G마켓, SSG닷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시각장애인들은 2017년 9월 쇼핑몰이 이미지로 된 상품 정보를 풀어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아 상품 정보 들을 수 없는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시각장애인들은 화면상 글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데, 온라인 쇼핑몰상 많은 상품들에 대한 상세 설명이 이미지 파일로 제공돼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3개 쇼핑몰에 1인당 200만원의 위자료도 청구했다. 그러나 쇼핑몰은 상품을 중개하는 입장이어서 설명 이미지 편집 권한은 입점 판매자들에게 있으므로, 대체 텍스트를 강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로 맞섰다.

사건의 쟁점은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서 이미지 등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한 대체 텍스트 제공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해당하는지 ▲플랫폼 사업자가 개별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 정보까지 포함하여 웹 접근성 보장 의무를 부담하는지 ▲이러한 접근성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에 해당하는지 등 3가지였다.



1·2심은 차별행위가 맞는다며 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화면 낭독기를 통해 상품 광고와 상세 내용 등의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2심은 1심의 1인당 위자료 10만원 지급 판결은 취소했다. 2심은 “차별행위가 고의·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는 정보통신 영역에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전자정보에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웹사이트에서 이미지 등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에 대해 그 의미나 용도를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 제공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자가 개별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 정보라도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정보를 배포하는 주체로서 접근성 보장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시각장애인들은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투기 위해 이날 오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은 “법원이 차별의 존재를 확인하고도 피해자에게 아무런 구제를 제공하지 않는 이 판결은 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평등권, 재판을 통해 구제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별 피해자 손해배상 등 실질적 구제가 없다면 기본권 보장은 선언에 그칠 뿐”이라며 “헌재가 이 점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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