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된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쟁점은 제삼자 기부행위

임송학 기자
수정 2026-04-12 20:01
입력 2026-04-12 15:50
이원택 의원 후보 확정됐으나 진실 공방
안호영 의원 경선 무효와 재심 신청 선언
이 의원 수행원 식사비 주인에게 직접 지불 주장
김슬기 도의원도 15만원 합해 사흘 뒤 결재 해명
민주당 재심 신청 48시간 이내 결과 발표 예정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로 이원택 의원이 확정됐으나 ‘식비 대납’ 의혹이 제기돼 격렬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낙선한 안호영 의원이 ‘경선 무효’와 ‘재심 신청’을 선언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안 의원은 11일 당 지도부 윤리감찰단의 재감찰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김관영 지사가 ‘대리비 지급 논란’으로 중도 하차한 상황에서 터진 이번 악재는 의혹 제기와 해명을 거듭하며 도민 여론까지 둘로 쪼개져 격화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청 대결’의 대리전이 벌어졌다고 해석한다.
●논란의 발단은 김슬기 도의원의 식사비 72만 7000원 결재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29일 전북 정읍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다. 당시 이원택 의원이 참석한 식사 자리의 총비용 72만 7000원을 이 의원 측근인 김슬지 전북도의원이 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 도의원이 이 식사비 중 일부를 전북도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로 ‘쪼개기 결제’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수위가 높아졌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자리를 뜨기 전 수행원이 음식점 주인에게 준 15만원으로는 식비를 모두 낼 수 없어 사흘 뒤 식당을 찾아가 당시 받은 금액을 합해 업추비 카드와 사비로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경쟁자인 안호영 의원 측은 이를 공직선거법상 ‘제삼자 기부행위’이자 공적 자금의 사적 유용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원택 의원 “개인 식사비는 현금 지불… 명백한 허위 사실”이에 이원택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이 의원은 “해당 자리는 청년들이 요청한 정책 간담회였으며 내가 주최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식사비도 이 의원 본인과 수행원 3명 몫 15만원을 비서관을 통해 음식점 주인에게 직접 지불했다고 밝혔다.
특히,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가 끝나기 전 먼저 일어났기 때문에 이후 참석자들의 비용 정산 과정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대납 지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의원은 “해당 자리는 행사 주최 측의 초청으로 참석한 일정”이라며 “저는 일정 지연으로 늦게 도착해 인사와 정책 설명, 간단한 질의응답만 진행한 뒤, 선거법이 허용하는 ‘말로 하는 지지호소’를 마지막으로 자리를 떠났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윤리감찰단도 긴급 감찰 결과 “이 후보 개인에 대한 혐의는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지난 7일 정청래 대표 지시에 따라 이 의원 식비 대납 의혹 조사에 착수했고, 하루 뒤인 8일 “혐의 없다”는 결론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안호영 의원 추가 제보 있다며 경선 불복, 재감찰 요구반면 안호영 의원은 추가 제보를 근거로 중앙당의 감찰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감찰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이 의원이 요청한 자리였다는 참석자의 증언이 있다”며 자발적 간담회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석 시점도 이 의원이 식사 후 참석자들과 찍은 단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먼저 자리를 떴다는 해명은 신빙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가 식비를 직접 냈다고 하지만 해당 식당 주인은 받은 적이 없다고 하고 (이 후보는 해당 모임이) 정책 간담회라고 했지만 참석한 청년들이 ‘이 의원을 위한 자리였다’고 말하는 취지의 보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면 당연히 재감찰해 형사사건 연루 등을 명백하게 따져봤어야 한다”며 “그런데 전혀 그런 것이 없이 경선은 진행됐다”고 배수진을 쳤다.
안 의원은 또 “김관영 지사는 단 하루 만에 제명하면서, 이원택 의원의 더 큰 의혹에는 면죄부를 주는 것은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며 “재심청구는 당헌·당규가 보장한 규정이다. 지도부는 특히 공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선관위 제삼자 기부행위 성립하려면 ‘공모’ 입증되어야반면, 법조계와 선관위는 안 의원 측에서 제기한 식비 대납 의혹이 공직선거법(제115조)상 제삼자 기부행위 금지 행위에 해당하려면 ‘이 의원과 김 도의원이 사전에 서로 공모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김 도의원이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청년간담회를 계획하고 식비도 대납하기로 공모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한 공선법상 제3자 기부행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 변호사는 “김슬기 도의원의 식비 대납은 기부행위로 보이지만 간담회 참석자들이 식비를 갹출하기로 협의했거나 이 의원이 자신과 일행의 식비를 부담했을 경우 제삼자 기부행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또 식비를 내지 않았을지라도 공모 사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단순히 식사를 제공받은 것으로 돼 선거법상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될 뿐 제삼자 기부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관위도 이번 식비 대납 의혹을 보는 시각은 A 변호사의 해석과 유사하다.
●전북도민 여론 찬반으로 나뉘어 여론 격화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하자 도민 여론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지층에 따라 식비 대납 의혹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반된다.
이 의원 지지층은 “이미 끝난 경선에 승복하지 않고 재심을 청구하는 것은 몽니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만약 안 의원이 승리했다면 이렇게 물고 늘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공직선거법상 책임질 사안이 분명하면 불공정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야지 일단 완주한 뒤 낙선하니 단식 투쟁을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반면 안 의원 지지층은 “계파 싸움에서 밀린 것”이라며 지도부의 공정한 결정을 촉구한다. 친청계인 이 의원은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혐의가 없다고 결정한 뒤 경선을 연기하거나 재감찰하지 않고 일정을 밀어붙여 결국 승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안 의원이 경선 결과 발표 이후 48시간 안에 재심 신청을 하면 민주당도 48시간 이내에 결과를 알려주도록 당헌·당규에 규정돼있어 대납 의혹에 대해 재감찰 여부가 금명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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