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두 마리 먹고 5일 굶었을 텐데… ‘오월드 늑대’ 늑구 안 보여 폐사 우려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4-12 15:43
입력 2026-04-12 15:43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거리를 배회하는 늑구. 2026.4.8 대전소방본부 제공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늑구가 사육 환경에서 자라 야생에서의 생존 능력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폐사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1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야간 수색에서도 늑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전날 용전동과 사정동 등지에서는 ‘늑대 사체가 있다’, ‘늑대를 봤다’는 신고 7건이 접수됐으나, 모두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쯤 대전 오월드 늑대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내 탈출했다. 오월드는 당시 사파리 내 늑대 20여마리 가운데 1마리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뒤 대전 중구와 소방에 신고했다.

늑구는 탈출 다음날인 지난 9일 오전 1시 30분쯤 마지막으로 수색당국에 포착됐다. 오월드 인근 야산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열화상카메라에 촬영됐으나, 드론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놓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지난 9~10일에는 비가 내린 탓에 수색이 더디게 진행됐다. 11일부터 날이 맑아져 드론을 10대 투입하며 집중적으로 수색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쯤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한 마리가 탈출했다. 사진은 오월드에서 늑대를 수색하는 소방당국. 2026.4.8 대전소방본부 제공


수색당국은 늑대의 귀소 본능에 따라 여전히 오월드 인근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날도 드론 12대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인원을 대거 투입하면 늑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직접 투입 인력은 최소화했다. 오월드 인근 반경 6㎞ 이내가 수색 범위다.

늑구는 2024년 1월 태어난 수컷 성체로, 올해 만 2살이다. 몸무게는 약 30㎏으로 말라뮤트 정도 크기의 대형견과 비슷하다.

탈출 전날인 지난 7일 마지막 식사로 닭 두 마리를 먹은 게 전부인 늑구는 많이 지치고 배고픈 상태일 수 있다. 이에 수색당국은 예상 이동 경로 곳곳에 먹이를 둔 포획틀을 설치했다.

전문가들은 사냥 경험이 부족한 개체일수록 먹이를 스스로 확보하지 못해 체력 저하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현재 기온 등의 조건을 고려할 때 늑구가 물을 마셨다는 가정하에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10여 일로 보고 있다.

다만 오월드에서 태어난 늑구는 인공 포육돼 사냥 능력이 없는 만큼 실종이 장기화할 경우 야산에서 폐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당국은 늑대 발견 시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주민 안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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