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커피는 식었다…미국-이란 협상 ‘노딜’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4-12 14:50
입력 2026-04-12 14:50
미국-이란 1979년 국교 단절 이후 첫 고위급 회담
파키스탄 수도에서 21시간 협상했지만 끝내 불발
1979년 국교 단절 이후 약 반세기 만에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나 밤샘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종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표단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관공서와 대사관이 밀집한 지역에 있는 5성급 세레나 호텔에서 만나 21시간에 걸쳐 세 차례 협상을 벌였다.
300명 이상의 대규모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70명 이상으로 구성된 이란 대표단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정장을 착용해 이번 전쟁으로 사망한 자국민을 애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비행기 좌석에 지난 2월 28일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초등학생들의 사진을 놓고 “이번 비행의 동반자”라고 불렀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관리를 인용해 회담이 화기애애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보안 우려 때문에 이슬라마바드는 유령 도시로 변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이틀간 수도 중심부의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상점과 사무실이 문을 닫았으며, 수천 명의 보안 요원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고 보도했다.
테러 발생이 잦은 파키스탄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을 두고 밴스 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이슬라마바드 법원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미 백악관은 세레나 호텔이 특별 보호 구역 내 외교 단지에 있다며 파키스탄과 합동으로 최고 수준의 철저한 보안 통제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회담장 맞은편 기자회견장에는 12개의 대형스크린이 설치되고 ‘평화를 위해 내린 커피’라고 새겨진 잔에 커피가 제공됐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이 12일 약 4분간의 짧은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불발을 선언했고, 이후 이란 외교부도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에 먼저 도착한 이란 측은 밴스 부통령의 전용기가 뜬 이후 “파키스탄 및 다른 파트너들과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파키스탄을 떠났다.
윤창수 전문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