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협상중…트럼프는 옥타곤서 UFC 직관 [포착]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4-12 14:37
입력 2026-04-12 14:22
美외교 중대 고비 가운데 골프·UFC 관람
미국과 이란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마라톤 종전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이종격투기(UFC)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미국 외교의 중대 고비에 대통령이 골프와 격투기 관람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 장녀 이방카 트럼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함께 UFC 327 경기가 열린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트럼프 성향의 컨트리록 가수 키드 록의 음악과 함께 옥타곤(8각 철조망링) 앞으로 입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해 온 UFC 해설위원 조 로건과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두 사람이 미소를 지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이슬라마바드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파키스탄 측과 3자 회담을 벌이며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밴스 부통령은 결국 현지시간 12일 오전 6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CNN은 이 발표 직후 마이애미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모습이 비춰졌다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정확히 몇 번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21시간 동안 여섯 번에서 열두 번 정도 통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등과도 수시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은 협상 국면과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협상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던 시점 워싱턴DC 인근 자신의 골프장에서 약 5시간 동안 라운딩을 한 뒤 마이애미로 이동해 가족과 함께 UFC 경기를 관람했다. 골프 도중에도 보고를 받거나 통화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외교 현안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 동안 여가 일정을 이어간 셈이다.
실제 UFC 경기장에서는 루비오 장관이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보고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가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 종료와 기자회견 준비에 들어간 시점과 겹친다는 점에서, 관련 상황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협상 결렬 조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그는 마이애미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협상은 타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며 “이란과 합의가 되는지는 내게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성패와 거리를 두는 듯한 이 발언은 결과적으로 결렬 가능성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골프 애호가이자 열렬한 UFC 팬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UFC 경기장을 직접 여러 차례 찾은 인물로도 꼽힌다. 그는 앞서 백악관에 UFC 특설 무대를 설치해 실제 경기를 열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권윤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