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물원 탈출 늑대 ‘늑구’ 오리무중…열화상 드론 등 수색 재개

박승기 기자
수정 2026-04-10 14:56
입력 2026-04-10 14:56
9일 오전 1시 30분 이후 행적 확인 안 돼
마지막 식사 후 3일 지나 신속 포획 필요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동물원) 사파리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지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비가 내려 수색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늑구는 9일 오전 1시 30분쯤 썰매장에서 동물병원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된 후 행적이 묘연하다.
소방과 경찰 등 수색 당국은 10일 오전 열화상 드론 9대 등 총 15대 드론과 소방·경찰·군·오월드 관계자 등을 투입해 수색을 재개했다. 수색과 포획에 중점을 두고 보문산 시루봉 등 전역 정밀 탐색 중이다. 대전시 등은 늑구가 마지막 식사 후 3일이 지났고 계속된 비와 낯선 환경에 놀라고 지쳐서 움직임이 크지 않으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수색 당국은 “사냥 능력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불안해서 먹을 생각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월드 주변에 음식을 넣은 유인 장치와 포획 트랩 등의 설치를 늘리고 이동 경로 등에는 먹이를 살포했다.
당국은 ‘귀소’ 본능이 강한 늑대의 특성상 사파리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늑구는 8일 오후 3시 30분부터 9일 오전 2시 사이 5차례 포착됐다. 늑구가 권역 밖을 벗어나지 않도록 수색·구조 중심에서 거점 포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오월드를 둘러싼 중구 사정동·침산동·무수동 지역 야산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인력을 투입해 권역 경계선에 인간 띠 형태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사파리에서 지낸 늑대의 소리를 듣고 귀소할 수 있도록 하울링 녹음 소리도 내보내고 있다. 당국은 늑구가 포착되면 드론을 이용해 동물원 방향으로 유인하거나 마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권역 밖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늑구가 물을 먹으면 2주 정도 견딜 수 있지만 먹이 활동을 못하면 폐사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포획이 늦어지면서 늑대 신고가 늘고 있다. 당국은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고 내용을 확인할 수밖에 없어 수색에 혼선이 불가피하다. 경찰과 소방, 지자체에 늑대 관련 제보는 100여건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오월드에서 직선으로 23㎞ 떨어진 충북 청주에서 늑대 목격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일부는 AI를 활용해 조작·합성하거나 사진 캡처 신고 등이 확인됐다. 해외에서 늑구 관련 가상화폐도 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 18분 X에 ‘늑구의 안전 귀환’을 응원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늑구는 2024년 1월 태어난 수컷 성체로 한국 늑대 복원 사업 목적으로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들여온 늑대의 후손이다. 8일 오전 9시 30분쯤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오월드는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늑대무리 20마리 중 1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도 40여 분 뒤 신고해 늦장 대응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대전 박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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