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만 노났네” EU, 러시아산 LNG 수입 ‘사상 최대’…제재 속 역설적 의존 심화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4-10 05:52
입력 2026-04-10 05:52
러시아 국기 앞에 놓인 LNG 운반선 모형. 2022.5.19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러 제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역설적으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는 양상이다.

독일 일간 베를리너차이퉁은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겔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EU가 지난달 러시아로부터 24억 6000만㎥의 LNG를 수입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산 LNG 수입량도 68억㎥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억㎥)보다 약 20%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발 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 여파로 카타르 등 주요 산지에서의 LNG 도입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러시아산 수입이 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EU가 내년 1월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한 상황에서 오히려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를리너차이퉁은 이를 두고 제재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에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U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수익을 차단하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해 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액은 150억 유로(약 25조 7000억원)로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특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내륙국은 여전히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을 기회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에너지 가격이 출렁이는 가운데, 남아시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현물가 대비 최대 40% 할인 조건을 제시하며 LNG 판로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중개업체들은 LNG 원산지를 오만이나 나이지리아 등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서방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