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정희컨벤션센터’ 고심… 김부겸 보수 표심 흔든다

김서호 기자
김서호 기자
수정 2026-04-01 23:59
입력 2026-04-01 22:37

12년 전 대구시장 선거 공약 재검토
민주 의원들과 박근혜 예방도 논의
“보수진영 마음 여는 계기 될 수도”
당내서도 “이해한다” 호응 분위기

김부겸 전 국무총리


12년 만에 대구시장 선거에 재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과 함께 과거 공약했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1일 파악됐다. 이 지역 보수 표심을 붙잡아 국민의힘을 확실히 대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뒤 민주당 의원들과 따로 만나 향후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최경환 전 부총리 등 대구·경북(TK) 대표 인사들을 만나는 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또 지난 2014년 첫 번째 대구시장에 도전했을 때 내건 박정희컨벤션센터 관련 발언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평소에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전시장 역할을 넘어 지역의 여론을 만드는 광장 역할을 하는데 대구에는 그런 장소가 없어 안타깝다’는 취지로 주변에 얘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12년 전 선거에서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담은 선거 현수막을 내걸고,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하면서 대구 민심에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범진보 시민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냈다.

그러나 이번엔 김 전 총리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당내에서도 호응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구에서 ‘박정희’를 언급했다가 다른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는 걸 우려했다면, 지금은 ‘김부겸을 이해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재명 정부가 ‘실용’을 앞세우고 있고 민주당이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4월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대선 기간 경북 구미를 찾아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나”라며 “필요하면 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거다. 진영과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런 의제를 민주당에서 선제적으로 제안하면 보수 진영에서도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정희컨벤션센터의 신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기존의 대구 엑스코(EXCO) 등의 건물을 개칭하는 방향으로 검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서호 기자
2026-04-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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