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전쟁 비용 걸프국에 떠넘기나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3-31 18:08
입력 2026-03-31 18:08

WSJ ‘트럼프 종전 의향’ 보도

“해협 봉쇄 안 풀려도 작전 종결”
외교로 해협 재개방 유도할 생각
안될 땐 동맹국에 압력 가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이 끝내 개방하지 않더라도 군사 작전을 종결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미사일 전략 약화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한 뒤 군사 작전을 축소하고, 외교적 압박을 통해 이란이 해협 개방을 재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만약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면 유럽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에 해협 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도 있지만, 이는 현재로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WSJ에 전했다.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작전에 나설 경우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전쟁 기한 4~6주를 훨씬 넘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보도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빼앗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관련 문제를 떠넘기고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을 콕 집어 언급하며 ‘이해당사자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을 선제공격하며 전세계에 에너지 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을 현재 상태로 놔둔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동전쟁으로 소요된 막대한 비용을 아랍 국가들에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걸프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국가가 전쟁 비용 상당 부분을 부담했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청구에) 꽤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 이는 대통령이 가진 아이디어”라면서 향후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레빗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이 이란 핵 시설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해준 대가로 아랍 국가에 전쟁 비용을 전가하는 방안을 백악관이 논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 국방부는 중동 전쟁 첫 주에만 113억 달러(약 17조 3000억원)가 소요됐다고 의회에 보고한 바 있으며, 200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조희선 기자
2026-04-01 12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