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작도 끝도 제 맘대로? 호르무즈서 발 빼고 ‘핵 제거’ 올인하나|이란전 32일차 [전황브리핑]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31 18:34
입력 2026-03-31 18:29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 국가들에 대이란 군사작전 비용 분담을 요청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6.3.30 워싱턴 AP 연합뉴스


1. 주요 이슈① 트럼프, 또 으름장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석유 시설 등을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비실·육군 레인저 등 미 특수부대 수백명은 중동에 추가 배치됐으며, 임무에는 호르무즈 개방뿐 아니라 하르그섬 석유 자산 확보와 고농축 우라늄 압류 가능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② 호르무즈 발빼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더라도 군사작전을 끝낼 수 있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전쟁 비용을 중동 동맹국들에 나눠 지우는 구상까지 시사했다.


③ 유엔 평화유지군 3명 사망 24시간 사이 두 건의 사고로 인도네시아군 소속 유엔 평화유지군 3명이 남부 레바논에서 숨졌다. 인도네시아는 “간접 포격”이라며 이스라엘을 규탄했고, 이스라엘군은 자국 활동 여부를 포함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프랑스 측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④ 호르무즈 통행료·NPT 탈퇴 검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NPT 탈퇴를 검토 중이라며 핵 문제를 협상 레버리지로 끌어올렸다. 후티에 홍해 선박 공격 재개 준비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어,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를 잇는 이중 해상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 작전 상황① 미국·이스라엘의 공세는 점 타격을 넘어 이란의 군사 체계 파괴 단계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연합군이 1만 3000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고, 이스라엘군(IDF)은 이란 방공망의 80% 이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목표의 절반 이상이 달성됐다면서도 종전 시기에는 선을 그었다.



②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 걸프 미군기지, 에너지·해운 인프라를 동시에 겨냥하는 다층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두바이항 인근에 정박 중이던 쿠웨이트 초대형 유조선 알살미가 공격받아 화재가 발생했고, 쿠웨이트 측은 이를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규정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시설은 이란 미사일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 피해가 확인됐다.

③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일부 통항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란 의회의 통행료 부과 승인으로 선별적·유상 통항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3. 각측 전쟁 지도부 의도① 미국은 이란 해군·미사일 전력 약화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작전을 축소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동맹국들에 넘기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호르무즈 재개방을 필수 목표에서 제외하면서도 하르그섬 장악과 고농축 우라늄 압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실제 무게중심이 에너지 문제보다 핵 물질 통제에 더 가까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백악관이 이란 선박 150척, 대형 선박의 92%를 파괴했다고 주장한 것도 해상 억지력은 이미 무너뜨렸다는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② 이스라엘은 미국과 달리 레바논과 이란 본토에서 전장 우위를 선점하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방공망과 방산시설을 집중 타격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재생산 능력까지 약화하려는 흐름도 그 연장선에 있다.

③ 이란은 호르무즈 압박, 유조선 타격, 후티·헤즈볼라 연동, NPT 탈퇴 검토 카드까지 동원해 전쟁 비용을 끌어올리고 협상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려 한다. 미국의 조기 출구 신호를 이란이 버티기 전략으로 역이용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4. 개전 32일차 종합 평가최근 흐름은 호르무즈 정상화 자체보다 핵 물질 통제와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 약화로 미국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해협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필요한 군사 목표만 달성하면 먼저 출구를 택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이 호르무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종전을 선언하면, 에너지 위기 책임과 동맹 신뢰를 둘러싼 새 갈등이 뒤따를 수 있다. 이제 분수령은 파키스탄 중재가 미·이란 접촉으로 이어질지와, 후티의 홍해 공격 재개가 협상을 압박할지 아니면 전쟁을 더 넓힐지에 달려 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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