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후 처음 1530원 뚫렸다…외국인, 한 달새 코스피 36조 팔아

이승연 기자
수정 2026-03-31 17:29
입력 2026-03-31 17:22


환율 4거래일 연속 1500원대 마감
코스피 4% 넘게 하락 5000 턱걸이
외국인 비상계엄 때보다 더 매도
중동 전쟁발 대외환경 악화에 원달러 환율이 31일 153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원화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고, 코스피 낙폭은 4%대로 확대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오후 2시 15분쯤엔 1536.9원까지 올라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오히려 더 확대됐다.


환율 급등의 배경은 단순하다. 중동 리스크 → 국제유가 상승 →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며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 환율은 지난 19일 종가기준 1500원을 돌파한 뒤 4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주식 매도세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 4000억원, 1조원대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3~31일)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35조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비상계엄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해 12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0조 438억원이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외환당국 말고 환율 상단을 막을 주체가 없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16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중 5042.99까지 밀린 뒤 224.84포인트(-4.26%) 떨어진 5052.46에 마감했다. 중동 사태 이후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5000선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69배까지 낮아지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지수가 5000선 밑으로 내려갈 경우 2차 지지선인 4500선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준 PBR 1.6배 안팎이 하단이라는 점에서 5000선이 1차 방어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연·황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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