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화절하 속도 빨라…외환시장 쏠림 뚜렷하면 대응”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31 16:28
입력 2026-03-31 16:28
1,530원 넘어선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집계됐다. 2026.3.31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타깃(목표)하지 않지만, 최근 환율이 속도 측면에서 빨리 올라가고 있다”면서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많아 주시하고 있다.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을 할 것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집계됐다.

오후 2시 15분쯤에는 1,536.9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속에 원/달러 환율만 가파르게 오르는 취약성이 노출됐다.



신현송 “현 환율 큰 우려 없어…달러 유동성 양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31 연합뉴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현재 환율에 큰 우려는 없다”는 진단에 윤 국장은 “후보자의 발언 취지는 단지 환율 수준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기 상황과 연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환율 수준은 위기와 직접 연결되는 게 아니라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 현재 달러를 빌려주고 빌려오는 시장에서 달러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윤 국장은 최근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을 꼽았다.

그는 “외국인 주식 자금이 매일 큰 규모로 나갔다”면서 “최근 1년간 국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주식자금 비중이 매우 커졌는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원화의 비중이 많이 늘어난 만큼 리밸런싱(재조정) 차원에서 자금이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가는 속도가 빨라 수급 측면에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한은 등 외환 당국은 작년 4분기(10∼12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총 224억 67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윤 국장은 “작년 4분기의 경우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비교해 거주자가 들고나가는 자금이 많았다. 예를 들어 10월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자금 규모가 경상수지의 3배 정도까지 커졌다”면서 “따라서 다른 통화 등과 비교해 절하 폭이 컸고, 시장의 기대도 한 방향으로 심하게 쏠렸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 조치 규모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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