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희생자 참배한 이재명 대통령 “국가폭력 민형사 시효제도 폐기”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3-29 15:17
입력 2026-03-29 14:25

이재명 대통령 29일 4·3평화공원 참배 이어 4·3희생자 유족회와 오찬
“국가폭력 가해자에 대한 서훈 취소 추진…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
“왜곡된 가족관계로 살아온 유족들 호적 정정 본래 가족을 되찾아” 언급
가족관계 정정 확대 적용 등 제주4·3 완전한 명예회복 제도 개선도 추진
30일 제주서 타운홀 미팅 예정… 도민 200명과 탄소중립 등 지역현안 논의

이재명 대통령,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위령탑에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위패봉안실 둘러보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임문철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위패봉안실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작성한 방명록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 4·3 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에서 작성한 방명록.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제주 4.3 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 둘러보는 이재명 대통령 내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제주 4.3 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임문철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가진 4·3희생자 유족회와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주도청출입기자단


이재명대통령이 29일 한화리조트제주에서 열린 4·3유족회와의 오찬에서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유족회 입장을 전하고 있다. 제주도청출입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4·3 78주년을 앞두고 제주를 찾아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3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제도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4·3 유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완전히 폐지해 살아 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묻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범위 내에서 자손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을 닷새 앞두고 제주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주요 과제로는 4·3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강화, 유족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를 강하게 강조했다. 그는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윤석열 정부 당시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재입법해 나치 전범 처벌처럼 영구적으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참배에 앞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국가폭력 가해자에 대한 서훈 취소 추진 의지를 밝혔다. 앞서 제주4·3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인물로 기록된 고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논란과 관련해 국가보훈부에 서훈 취소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그는 “고문과 사건 조작, 사법살인 등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수여된 훈·포장을 박탈하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 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 배제 법안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문도 모른 채 죽창에 찔리고 카빈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숨진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또 제주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3 왜곡·폄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해 제도를 정비하고, 9차 희생자·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정정, 혼인·입양 특례, 보상 신청 기간도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출생신고 전 가족 사망 등으로 왜곡된 가족관계로 살아온 유족들이 호적 정정을 통해 본래 가족을 되찾게 된 사례를 언급하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족관계 정정의 확대 적용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와 평화 상징화를 위한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추진 의지도 밝혔다.

그는 “4월이 되면 우리는 추모와 애도를 이야기하지만, 제주도민이 보여준 것은 극복과 회복의 역사”라며 “마을이 불타고 식량이 고갈된 극한 상황에서도 제주 공동체는 끝내 다시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4·3의 가치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 우리 사회와 세계로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오랜 세월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을 대통령이 직접 찾아 위로해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4·3 왜곡·폄훼 처벌을 위한 특별법 개정, 공소시효 폐지, 신고 기간 연장 등 유족들이 기다려 온 과제가 제시된 만큼 중앙정부와 국회와 협력해 조속히 현실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4월 3일 열린 4·3 77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폭력 범죄 공소시효 배제법 재발의를 약속하는 등 4·3 문제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 처음 맞는 추념식이라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며 “아쉬운 마음에 며칠 먼저 제주를 찾아 참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월 2~3일 예정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및 정상회담 일정으로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30일 제주에서 도민 200명이 참여하는 12번째 타운홀 미팅을 열 예정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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