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화장·액세서리+중국풍 의상 상하이 예원 등서 촬영까지 풀패키지 틱톡·유튜브 등에 관련 영상 늘어나 무비자 후 중국 방문 한국인도 급증
중국에서 ‘왕홍 메이크업’ 체험을 한 배우 한가인(왼쪽)과 코미디언 박명수.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할명수’ 캡처
최근 틱톡,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의 국내 콘텐츠에 중국 사극 속에서 볼 법한 ‘중국 고전 미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왕홍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체험하러 중국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다. 연예인들도 ‘대세’에 합류하고 있다.
구독자 17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서 코미디언 박명수(55)가 왕홍 메이크업에 도전한 영상은 공개 한 달여 만에 조회수 140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과거 방송을 통한 여러 차례 여장에서 ‘뜻밖의 미모’를 선보였던 박명수는 “이제 여장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면서도 오랜 시간에 걸친 화장이 끝나자 “여태까지 했던 여장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장)원영아, 미모로 한번 붙을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명수가 ‘왕홍 메이크업’을 받은 뒤 상하이 예원 일대를 걸으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할명수’ 캡처
‘정석 미녀’ 배우 한가인도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구독자 44만명)을 통해 왕홍 화장을 받았다. 생각보다 오래 진행된 메이크업에 배가 고파진 그는 상하이식 샤오롱바오와 군만두로 간식 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두꺼운 화장에 엄청난 크기의 가발, 그리고 화려한 머리 장식과 액세서리를 착용한 한가인은 “진짜 화려함의 끝. 이 이상의 화려함은 없다”고 왕홍 메이크업을 평가했다.
‘왕홍’은 본래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 등에서 활동하며 쇼핑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를 뜻한다. 2020년대 들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일부 왕홍들의 강렬한 화장법이 ‘왕홍 메이크업’으로 통하기 시작했고, 이후 상하이의 스튜디오 등에서 이같은 화장법에 중국 고전미가 느껴지는 의상을 더해 ‘왕홍 변신’ 체험을 상품으로 개발하면서 중국 여행을 간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게 됐다.
한가인이 ‘왕홍 체험’을 위해 찾은 중국 상하이의 한 스튜디오에서 의상을 고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 캡처
왕홍 체험은 얼굴을 몰라보게 바꿔주는 화장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화장 못지않게 화려한 중국풍 의상을 입고 상하이 구시가지에 있는 전통 정원인 ‘예원’을 거닐며 모델이 된 듯 사진 촬영까지 하는 것이 체험의 완성이다.
유튜버 에이미(구독자 61만명)는 지난해 9월 올린 왕홍 체험 영상에서 “이렇게 화장을 하고 길거리로 나왔는데 전혀 부끄럽지 않다”며 거리에 왕홍 메이크업을 한 수십명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노란 조명을 밝힌 예원을 둘러보면서 “마치 내가 공주가 된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연예인과 유명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중국에 놀러 간 많은 한국인들이 왕홍 체험을 하면서 관련 영상들이 동영상 플랫폼에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예약은 중국의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위챗 등을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한국어 소통까지 가능한 스튜디오도 있고, 중국어를 못 하더라도 위챗 자동 번역 기능을 통해 업체 측과 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어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박명수가 ‘왕홍 메이크업’을 받은 뒤 화려하게 불이 밝혀진 예원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할명수’ 캡처
가격은 기본 메이크업에 의상 대여가 5만원선, 가장 인기 많은 메이크업·의상·촬영이 포함된 풀패키지는 대체로 10만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여행 카페 등에는 ‘예약은 미리 해서 원하는 시간대를 확보하라’, ‘의상은 배경과 대비되는 색상이 좋다’, ‘나중에 편집할 수 있게 원본 사진도 꼭 받기’ 등 왕홍 체험 팁도 공유되고 있다.
한편 중국이 2024년 11월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한 이후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 법무부가 항공기의 최초 도착지 및 최종 출발지를 기준으로 산출한 ‘출발·도착지별 출입국자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중국으로 출국한 내국인은 30만 34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 급증했다.
서울 주재 중국관광사무소가 지난해 12월 중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 한국 성인 2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한국인 관광객의 방중 만족도, 재방문 의향, 추천 의향이 모두 상승했다고 중국 인민망은 전했다. 선호하는 관광지는 상하이, 베이징, 장자제(장가계), 칭다오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