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에… 오영훈 지사 “4·3의 기억 따뜻하게 어루만져 줬다”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3-27 13:18
입력 2026-03-27 12:10
제주4·3의 아픔을 정면으로 다룬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제목 ‘We Do Not Part’)이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은 가운데 오영훈 제주지사가 “135만 제주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년 출간 도서 시상식에서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을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에 오 지사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작가가 오랫동안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4·3의 기억을 작가만의 문장으로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며 “작가가 보여준 ‘작별하지 않겠다’는 그 결연한 의지 덕분에, 이제 제주4·3은 인류가 함께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서, 전 세계인의 가슴 속에 당당히 자리 잡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름 없는 영령들의 얼어붙은 손을 문장으로 따뜻하게 맞잡아주신 한강 작가, 그리고 그 깊은 숨결을 세계 언어로 전해주신 번역가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수상으로 미군정 시대에 일어난 제주4·3의 진실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제주4·3이 밝혀준 평화의 가치가 전 인류를 밝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4·3의 아픔이 묻은 소설이 수상한 점에 제주사회는 고무돼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 당시 “해안에서 5㎞ 이상 들어간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로 간주해 총살한다”는 조치(소개령)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 등으로 인해 희생된 주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작가는 ‘그 겨울 삼만 명의 사람들이 이 섬에서 살해되고 이듬해 여름 육지에서 이십만 명을 다 죽여서라도 공산화를 막으라는 미군정의 명령이 있었고 그걸 실현할 의지와 원한이 장전된 이북 출신 극우청년단원들이 이 주간의 훈련을 마친 뒤 경찰복과 군복을 입고 섬으로 들어왔고, 해안이 봉쇄되었고, 언론이 통제되었고, 갓난아기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광기가 허락되었고, 오히려 포상되었고, 그렇게 죽은 열 살 미만 아이들이 천오백 명이었고, 누구도 유해를 수습하는 게 허락되지 않았어.’라며 소설의 말미에 ‘절멸을 위해 죽인 아이들’을 스산하게 묘사했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및 추념광장에서 거행된다. 4·3 생존희생자와 유족, 정부, 국회, 도민 등 2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KBS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도는 추념식 전날인 4월 2일 4·3 평화대행진과 전야제를 개최하고, 언론, 방송, 버스정보시스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도민과 국민이 함께하는 경건한 추모 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78년이 흐르도록 제주에선 아직도 4·3의 아픔은 진행형이다. 영원히 4·3과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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