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덕목은 회복력… 기업들이 적극 육성 나서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수정 2026-03-26 23:57
입력 2026-03-26 23:57

노벨상 수상자의 제언

‘생리의학상’ 랜디 셰크먼 교수

파킨슨병 아내가 연구의 원동력
호기심 쌓고 활동할 기회 마련을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26일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내빈과 연사,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쪽 가운데 테이블은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연구단장,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NH농협지주 회장. 왼쪽 테이블은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권오남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 이석준 CJ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오른쪽 테이블은 맨 왼쪽부터 우기원 SM그룹 사장, 김민형 호반그룹 커뮤니케이션실 상무,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송병준 컴투스그룹 의장, 권용수 오리온 이사.
이지훈 기자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과학 인재 육성에 자금을 후원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같은 활동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모든 재산을 공공 보건 발전에 기부했듯이 한국 기업들도 투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셰크먼 교수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고학력 인재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라며 “공교육으로 높은 학력을 쌓은 인재들이 자국 내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할 기회가 없어 해외로 나간다면 교육 예산 낭비이자 국가적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간은 투자 규모를 늘리고 정부는 세제 혜택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민간 후원 제도가 보편화된 연구 생태계를 갖췄다. 셰크먼 교수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ASAP) 재단 역시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미국의 주요 자선 단체 마이클 J 폭스 재단의 후원으로 설립됐다.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




셰크먼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낸시’를 소개하며 “예상치 못하게 발병해, 예측할 수 없이 악화됐던 낸시의 투병 기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감을 느낀 시간”이라며 “낸시가 세상을 떠난 후 파킨슨병에 대한 국제 연구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연방 정부보다 더 큰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시절 박테리아 배양 실험을 하기 위해 직접 병원을 찾아가 혈액을 구하기도 했다는 셰크먼 교수는 과학자의 꿈을 가진 진취적인 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을 쌓고 실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의에 나선 셰크먼 교수는 “단순히 무엇을 하라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한다면 결코 독창적인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학자로의 커리어를 폭발시키는 힘은 충분한 탐구를 통해 기른 개인적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셰크먼 교수는 인터뷰에서도 “K-과학인재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이 과학 박람회 등 창의적 활동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학년 땐 개인적 탐구를 격려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서로 건강한 경쟁을 통해 기준점을 높여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소영 기자
2026-03-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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