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먼저 해보자 한 건 헤그세스”…‘종전 관리자’로 서사 재편?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26 22:30
입력 2026-03-26 22:10
[월드뷰 3줄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를 이란전을 가장 먼저 밀어붙인 인물로 공개 지목했다.
● 반면 자신은 전쟁을 4~6주 안에 끝낼 최종 결정권자처럼 움직이고 있다.
● 백악관이 확전의 책임과 종전의 공을 분리하는 서사를 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를 이란전을 가장 먼저 밀어붙인 인물로 공개 지목했다.
● 반면 자신은 전쟁을 4~6주 안에 끝낼 최종 결정권자처럼 움직이고 있다.
● 백악관이 확전의 책임과 종전의 공을 분리하는 서사를 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이란 전쟁 개시 책임자로 언급하며 전면에 세우는 모습이다. 확전의 책임과 종전의 공을 분리하려는 백악관의 서사 재편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 공군 주방위군 행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이란과의 전쟁을 처음 주장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피트, 당신이 가장 먼저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신은 그들에게 핵무기를 쥐여줄 수는 없다면서 ‘해보자’고 말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다음 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타협엔 관심이 없고 이기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며 휴전 협상에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군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단순 책임 전가로만 보기에는 그의 메시지가 더 복합적이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란전이 이미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2월 28일 시작된 전쟁을 4~6주 안에 정리하는 시간표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를 종전의 1차 목표 시점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흐름은 전쟁을 밀어붙인 강경 이미지는 헤그세스에게, 그 전쟁을 끝낼 최종 결정권자는 자신에게 두려는 시도로 읽힌다.
국제유가·미중 정상회담…종전 서사 재편 배경여기에는 국제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 향후 외교 일정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휴전 기대가 높아졌다가 다시 2% 안팎 반등할 만큼 중동 변수에 민감하게 흔들리고 있다.
또한 백악관은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다. 이란전이 장기화한 상태에서 중국을 찾는 것은 외교·정치적으로 모두 부담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백악관이 이란 전쟁을 ‘승리’의 이미지로 포장하되 시장 충격은 더 키우지 않은 채, 방중 전 일정한 출구의 윤곽을 만들려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겉으로는 모순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큰 틀에서는 한 방향을 향한다는 점 역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는 한편으로는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생산적”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지금까지보다 더 세게 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협상 카드와 군사 카드가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조기 종전을 압박하기 위한 한 세트로 작동하는 모습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우리는 폭탄으로 협상한다”는 식의 언어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향점은 평화주의적 전환이라기보다 ‘압도적 우위에서 끝내는 종전’에 가까운 방향이다.
확전은 군, 종전은 대통령…서사가 주는 정치적 이익이 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을 ‘이란전의 시작’으로 지목한 발언의 의미가 선명해진다. 개전 국면에서는 “이란을 그냥 둘 수 없었다”며 ‘결단의 대통령’을 자임했다면, 종전 국면에서는 “나는 끝내려 하는데 군은 더 싸우려 했다”는 인상을 주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재배치하는 셈이다.
전쟁을 가장 먼저 밀어붙인 인물로는 헤그세스가, 정해진 시한 안에 끝내려는 인물로는 트럼프가 부각되는 서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협상보다 승리에 더 집착한 인물들로 묘사하는 것은, 향후 협상이 타결되든 추가 군사 작전이 벌어지든 정치적 책임의 초점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서사가 성공한다면 트럼프는 ‘확전의 책임’보다 ‘종전의 공’을 더 크게 가져갈 수 있다.
물론 이런 계산이 뜻대로 굴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걸프 지역 중재국들 사이에서도 트럼프발 협상 신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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