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미사일 소모에 텅스텐 공급 악화…반도체 제조까지 ‘흔들’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26 13:06
입력 2026-03-26 13:02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과 방어에 미사일을 쏟아부으면서 전 세계 텅스텐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터지면서 미사일뿐만 아니라 미사일의 타격력을 높이는 데 쓰이는 텅스텐 재고까지 고갈되고 있다고 전했다.
텅스텐은 녹는점이 3422℃로 금속 원소 중에 가장 높다. 특히 합금 과정을 거치면 매우 단단해진다. 이에 장갑이나 지하 벙커를 뚫는 미사일 장갑은 거의 전부 텅스텐 합금으로 만든다.
더구나 미사일 등 폭발하는 무기에 사용되는 텅스텐은 사용 후 재활용되지 못하고 사실상 완전히 소모된다.
문제는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약 80%가 중국에 집중돼 있는 데다 미국과 관세 전쟁 여파로 중국이 지난해 2월부터 텅스텐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그전부터 텅스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두 개의 전쟁이 이어지면서 텅스텐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급등했다.
텅스텐 금속 제조에 사용되는 중간재인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의 로테르담 시장 가격은 1년 전 t당 400달러 미만에서 22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원자재 거래 시장에서 텅스텐은 최근 몇 달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구리나 금, 석유를 제쳤다.
컨설팅 회사인 프로젝트 블루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자료를 인용해 텅스텐 제품 가격이 최소 9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텅스텐 컨설팅 회사인 울프람 어드바이저리의 설립자 윌리엄 패리-존스에 따르면 중국의 새로운 규제가 시행된 이후 텅스텐 수출량이 거의 40% 감소했다.
수출 규제가 없었더라도 중국 내 소규모 광산업체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텅스텐 채굴량은 이미 2025년에 전년 대비 10% 떨어진 상황이었다.
중국 국내 시장의 텅스텐 소비량도 증가하면서 전 세계 공급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서방도 이에 대비해 텅스텐 공급망 개선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프로젝트 블루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텅스텐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만 9000t을 기록했다. 이는 카자흐스탄의 보구티 광산 개발 덕분이었다.
그러나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몇 년이 더 걸린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업계, 상황 예의주시
텅스텐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텅스텐은 녹는점이 매우 높은 덕분에 미세한 구조에서도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이에 반도체 공정에서 텅스텐을 ‘육불화텅스텐’(WF6) 형태로 핵심 공정인 금속 배선 공정에 사용한다.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따라 전기길, 즉 금속선을 이어주는 과정이다. 육불화텅스텐 가스를 웨이퍼 위에 얇게 입혀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수십층에서 수백층을 쌓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층 사이를 정밀하게 연결하는 공정이 핵심인데, 육불화텅스텐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텅스텐 역시 다른 원료나 소재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 놓고 있다. 두 회사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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