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아내 간병이 과학적 탐구로…세포 이동 거쳐 파킨슨병 연구하는 랜디 셰크먼[K-과학인재 아카데미]

곽소영 기자
수정 2026-03-26 12:59
입력 2026-03-26 12:57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랜디 셰크먼
세포 운송 연구하다 최근 파킨슨병 관심
파킨슨병 아내 돌보던 경험이 연구로 발전
“개인 재단 후원이 연방 정부보다 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에서 파킨슨병을 앓았던 아내를 회고하며 “개인적 경험이 파킨슨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셰크먼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파킨슨병의 합병증으로 치매, 심부전 등을 앓다 작고한 아내 ‘낸시’를 소개했다. 그는 “낸시와 30년 동안 버클리에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던 중 낸시가 48세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났다”며 “처음엔 일부 동작에 장애가 생겼고 15년 뒤엔 치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 동안 간병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요실금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며 상태가 악화되던 어느 날 낸시는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발병해 진행 속도도 제각각이며,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악화되는 파킨슨병 환자의 보호자로서 낸시의 투병 생활은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감을 느낀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개인적인 아픔은 그간 세포 분야를 연구하던 셰크먼 교수가 파킨슨병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셰크먼 교수는 “낸시가 세상을 떠난 후 뜻밖에 파킨슨병의 기초 연구에 대한 국제 조직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미국의 주요 자선 단체인 ‘마이클 J.폭스 재단’에서 기초 과학을 충분히 지원하겠다며 10억 달러 규모의 별도 기금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부유한 개인 재단이 미국 연방 정부보다 더 큰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셰크먼 교수의 설명이다.
셰크먼 교수는 이날 패널 토의에서 외부 지시가 아닌 독립적이고 독창적인 호기심만이 과학 인재를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 충분히 탐구할 기회를 가져야 개인의 호기심을 촉진할 수 있다”며 “핵심 불꽃은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셰크먼 교수는 1970년대 효모를 활용해 세포가 단백질 등 물질을 운송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생물학 분야의 석학으로,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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