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고려아연 사태…실적·기술·지속성 중심의 거버넌스 평가 필요”

정연호 기자
정연호 기자
수정 2026-03-26 09:57
입력 2026-03-26 09:51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3.24 연합뉴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가 최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MBK·영풍 연합에 쓴소리를 내놓으며 기업 가치와 거버넌스의 본질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류 대표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장기적 관점의 주주자본주의는 기술·인력·조직문화 등 보이지 않는 자산을 보호하고 단기 수익 극대화의 유혹으로부터 기업을 지켜내는 작업”이라며 거버넌스를 단기 이벤트가 아닌 실적, 기술, 지속성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아연에 대해 “세계 최대 아연·귀금속 제련 기업으로서 4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2025년 매출 16조 5800억원, 영업이익 1조 23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것이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효율, 제품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역량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영풍에 대해서는 “주력인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및 인허가 위반 등으로 조업 정지와 행정 제재가 반복됐다”며 “스스로의 리스크조차 통제하지 못한 회사가 이미 글로벌 1위 경쟁 우위를 확보한 회사를 더 잘 경영할 것이라는 가정은 근거가 없다”고 직격했다.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입장 기다리는 주주들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찾은 주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6.3.24 연합뉴스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조치에 대해서도 류 대표는 옹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방어 행위를 곧바로 기업 가치 훼손으로 규정하는 것은 단선적인 해석이라며 “적대적 인수가 기술 유출이나 단기 수익 극대화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 방어는 오히려 중장기 위험을 차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BK파트너스에 대해 “사모펀드는 구조적으로 5~7년 내 엑시트를 염두에 둔 전략을 추구한다”며 특정 시가총액 달성 공언은 결국 매각을 전제한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결정 구조에 대해서도 현재 기금운용본부가 아닌 외부 인사 중심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안건을 판단하는 구조는 투자 논리와 의결권 행사를 분리시켜 판단을 왜곡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결권 결정이 분산된 구조에서는 어느 쪽도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며 주주 관여가 형식이 되지 않으려면 의결권이 투자 프로세스 안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류 대표는 거버넌스를 투명성이나 독립성 같은 형식에만 가두지 말고 재무·실적, 기술·사업 모델, 전략·투자, ESG·리스크 관리의 네 축을 함께 평가하는 ‘홀리스틱 거버넌스’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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