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日자위대 장교, ‘자결용 흉기’ 들고 대사관 침입” 파장…중국 격노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25 15:59
입력 2026-03-25 15:57
담 넘어 대사관 침입한 23세 3등 육위
“중국대사 만나 강경발언 자제 요구하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결하려 했다” 진술
지난 24일 주일 중국대사관에 무단 침입했다가 체포된 용의자가 일본 육상자위대 현직 장교로 드러났다고 일본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중국 측은 이를 개인 일탈이 아닌 일본 내 우경화 흐름의 징후라고 주장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경시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쯤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주일 중국대사관 부지에 침입해 건조물 침입 혐의로 붙잡힌 인물은 규슈 미야자키현 육상자위대 에비노 주둔지 소속 무라타 고다이(23) 3등 육위였다. 3등 육위는 육상자위대의 하급 장교 계급으로, 한국군의 소위에 해당한다.
무라타는 경찰 조사에서 “주일 중국대사와 만나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하려 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결해 충격을 주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사관 화단에서 발견된 길이 약 18㎝의 흉기는 도심의 대형 매장에서 직접 구입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경시청이 현재까지 무라타의 단독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무라타는 전날 중국대사관 담을 넘어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가 현장 직원들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인계됐다.
중국 “극우 사상·신군국주의 위험 드러나”
일본 정부 “매우 유감…재발 방지 대응”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일본 자위대원이라고 밝힌 인물이 담을 넘어 주일 중국대사관에 강제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일본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인물이 “신의 이름으로 중국 외교관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이번 사건은 일본 내 극우 사상과 세력의 창궐, 그리고 신군국주의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을 준수해야 할 자위대원이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이 항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며 “관련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관계 부처와 협력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기하라 장관은 또 주일 중국대사관 경비 인력을 늘리는 등 필요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수사로 드러나는 사실관계까지 고려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 일본 우경화 정면 비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근 긴장 기류가 이어져 온 중일 관계가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대사관을 통한 공식 항의에 이어 관영매체를 동원해 일본 정부와 자위대를 정면 비판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이번 사건은 개인적 극단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사회에 만연한 극우 사상과 군국주의 부활의 어두운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경찰의 경비 태세와 정부의 자위대 관리·감독에도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사회의 대중국 감정이 꾸준히 악화해 온 흐름이 극단적 형태로 표출된 사례”라며 “최근 일본 내에서는 중국인을 겨냥한 범죄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나아가 “다카이치 정부 출범 이후 일본은 개헌, 군비 확장, 역사 왜곡이라는 세 가지 잘못된 길로 더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며 “이는 일본의 우경화를 가속하고 지역 평화에 실질적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극단주의 사상을 방치하고 분열적 정서를 부추기며 우익 행위를 미화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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