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2조원 ‘EUV 승부수’…AI 메모리 초격차 굳힌다

민나리 기자
수정 2026-03-24 14:54
입력 2026-03-24 14:54
SK하이닉스가 자산총액의 10%에 달하는 12조원 규모의 승부수를 던지며 인공지능(AI) 메모리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약 11조 9496억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반도체 미세 공정의 ‘마법 지팡이’로 불리는 EUV는 극도로 짧은 빛의 파장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머리카락 굵기 수만 분의 일 수준의 미세한 회로를 그려넣는 기술이다. 회로가 가늘어질수록 칩의 성능은 올라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들어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병기로 꼽힌다.
이번 장비 도입은 전 세계에서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해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6세대(1c)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c 공정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모바일용 LPDDR6 등 고성능 제품군에 적용될 핵심 기술이다. 단순히 AI 특수뿐만 아니라 점차 회복세에 접어든 서버와 스마트폰용 범용 D램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생산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생산 인프라 확충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의 클린룸 가동을 계획보다 2개월 앞당기는 등 생산 능력을 조기에 극대화할 계획이다. 내년 2월 가동 예정인 용인 1기 팹 역시 신속히 생산 기반을 다져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즉각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12조원에 달하는 이번 투자는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며 “AI 메모리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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