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만 부모수당, 외조부모는 지원 제외”…인권위 “차별”

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3-23 14:16
입력 2026-03-23 14:16

가족수당, 실제 부양 아닌 ‘장남 우대’
외조부모 지원 제외…“직계혈족 동일한데 차별”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공기업이 가족수당과 경조사 지원 기준을 적용하면서 장남·장녀와 차남을 다르게 대우하고, 외조부모 상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한 공기업이 직원 가족수당과 조사용품 지급 기준을 출생순서와 혈통에 따라 달리 적용한 것이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공사는 장남·장녀에게는 부모와 실제로 함께 살지 않아도 가족수당을 지급하면서 차남·차녀에게는 주민등록상 동거 요건을 적용해 수당 지급을 제한했다. 또 조사용품은 친조부모 사망 시에만 지급하고 외조부모 사망 시에는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전통적으로 장남·장녀가 가계 부양을 맡아 온 사회문화적 배경과 실제 부양 여부를 고려한 기준이며 노사 합의를 통해 정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사용품 지급 대상 역시 한정된 예산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러한 기준이 현대 사회의 가족 형태와 부양 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출생순서만으로 부모 부양 책임을 특정 자녀에게 귀속시키는 건 실제 부양관계나 경제적 부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 민법상 친조부모와 외조부모는 모두 법적으로 동일한 직계혈족임에도 외조부모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계 중심의 가족관념에 따른 차별적 처우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해당 공사에 “가족수당을 출생순서와 무관하게 지급하고, 조사용품도 외조부모 상사에 동일하게 제공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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