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10분 비웠던데” 심박수 체크하는 ‘스마트 의자’로 직원 감시하는 中회사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22 23:00
입력 2026-03-22 23:00
중국의 일부 회사들이 사내 PC 기록뿐만 아니라 카메라, 심지어 스마트 의자까지 동원해 직원들의 행동을 감시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이에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회사의 감시를 피하고자 각종 회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의 한 IT 회사 직원인 A씨는 질환을 이유로 출장 요청을 거부한 이후 자신의 책상 위에 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지난 1월 한 상사가 “근무 중에 개인적인 단체 채팅방 대화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을 떠올렸다.
카메라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한 A씨는 컴퓨터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 등 책상 앞에서 했던 활동 대부분이 녹화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또 다른 사례는 중국 항저우의 한 IT 기업 직원이 겪은 일이었다.
회사에서 사무실 의자를 심박수나 호흡, 앉은 자세 등을 기록해 앉은 사람의 건강을 관리해 준다는 스마트 의자로 교체했는데, 얼마 뒤 직원 B씨는 상사로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에 왜 자리를 비우느냐”는 질문과 함께 “조심하지 않으면 성과급이 삭감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푸저우의 한 광고 회사는 직원들의 화장실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허용된 시간을 초과할 경우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12월의 한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화장실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직원들의 출입을 촬영하고, 화면에 ‘입·퇴실 시간’을 표시한 뒤 ‘단일 이용 15분 초과 시 450위안(약 9만 3000원)’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규정해 논란이 됐다.
광둥성 소재의 한 회사는 직원들이 화장실을 갈 수 있는 횟수를 하루 6번으로 정하고 그 이후에는 ‘긴급할 경우 2분 이내에만 허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비판을 받았다.
직장 내 감시가 확산하면서 일부 노동자들은 감시를 피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채팅 기록이 남지 않도록 막아주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설치하고, 휴대전화와 사무용 PC의 화면에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인다.
또 브라우저 활동 모니터링을 차단할 수 있는 추적 방지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내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회사의 감시를 피하는 유용한 팁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급증했으며 관련 주제가 50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법체계가 기업에 직원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루성룽은 중국 본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감시 시스템을 설치하는 이유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영업 비밀을 지키며 내부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IT 기업의 법무 전문가인 둥천은 직원들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화장실이나 탈의실 같은 사적인 공간에 설치하지 않는 한 직장 내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합법적인 경영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한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기업 경영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법적 경계가 여전히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회사가 근무 시간 중 업무 외적인 사안을 다루지 못하도록 한다면 회사 또한 근무 시간 외에는 업무에 대한 지시나 이야기를 전하지 않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는 “이건 출근이라기보다는 감옥에 있는 것 같다. 직원들이 도구 취급을 받으면 결국 회사에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