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걸린 새끼 돌고래 ‘쌘돌이’ 극적 탈출… 87일 만의 ‘기적같은 자유’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3-19 17:22
입력 2026-03-19 13:16

등지느러미 잃었지만 그물망서 스스로 탈출
돌고래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사례로 평가

폐어구에 걸려 있던 제주남방큰돌고래 ‘쌘돌이’가 3개월만에 스스로 극적인 탈출을 통해 자유의 몸이 됐다.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지난 3월 13일에도 제주남방큰돌고래 쌘돌이 지느러미에는 폐어구가 걸려 있었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 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지느러미(원)가 잘려나간 남방큰돌고래 쌘돌이가 힘차게 유영하고 있는 모습.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 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제주 바다에서 폐어구에 얽혀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쌘돌이’가 약 3개월 만에 스스로 그물을 끊고 자유를 되찾았다. 돌고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설같은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19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쌘돌이는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폐어구를 완전히 벗어난 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3일 온몸이 자망 등 폐어구에 얽힌 상태로 처음 발견된 이후 87일 만이다.

당시 쌘돌이는 자망으로 추정되는 폐어구가 온몸에 감긴 채 발견돼 즉각적인 구조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긴급구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해양수산부, 해경 등과 함께 추적 관찰을 이어왔다.



그러나 돌고래의 빠른 유영 속도와 야생 개체 특성상 접근이 쉽지 않아 구조 시점은 계속 미뤄졌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에는 무리와 떨어지고 건강 상태가 악화되는 징후까지 나타나면서 구조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실제 쌘돌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온몸에 그물망같은 폐어구에 휘감겨 있었다. 그러나 올해 2월 3일 발견땐 몸통에 있던 것들이 빠져나와 등지느러미에 걸려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때부터 지느러미가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2월 15일에는 70%의 지느러미가 잘려 나갔고 컨디션 난조에 무리에 이탈하기 시작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영상 분석을 통해 행동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며 구조 타이밍을 신중히 검토했다”며 “구조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리한 접근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쌘돌이의 정신력은 레전드급이었다. 환경단체가 지적했던 날인 지난 13일에도 한때 상태가 악화됐지만, 다시 무리와 합류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5일간 자취를 감췄다가 이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https://naver.me/x1uS651m)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스스로 그물을 끊어낸 셈이다.

자유의 몸이 된 쌘돌이가 어미와 함께 있는 모습.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스스로 폐어구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등지느러미 대부분을 잃고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 감독은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고통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결국 수갑과 같던 폐어구를 살이 에이는 고통을 이겨내고 벗어나 자유를 얻은 것 같다”며 “우리 사람들도 힘들고 어려운 고난이 닥치고 병마와 싸워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이겨냈으면 한다”고 감격했다.

이어 “등지느러미 손실로 개체 식별이 쉬워져 향후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극적인 탈출이지만 폐어구로 인한 해양쓰레기의 민낯이 드러나고 해양생물 피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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