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오피스텔에 ‘검은돈 세탁소’…해외로 수백억 빼돌린 가족형 조직
반영윤 기자
수정 2026-03-19 11:02
입력 2026-03-19 11:02
보이스피싱 환전책들이 가져온 수백억원대 현금을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부부와 친인척으로 구성된 가족형 자금세탁 조직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자금세탁 조직 총책인 중국 국적 A(46)씨를 비롯한 조직원들과 보이스피싱 조직원 일부 등 19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중 A씨 등 4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오피스텔에서 간판도 없는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체’와 ‘환전소’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환전책들이 가져온 현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러한 방식으로 해외로 송금된 범죄수익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현금을 가상자산(USDT·테더)으로 전환한 뒤 해외 범죄조직의 전자지갑으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최근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자 해외에서 국내 법인을 통해 귀금속을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해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이를 다시 금 형태로 수출하는 이른바 ‘귀금속 환치기’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3월 11일 보이스피싱 관리책 주거지와 명동 소재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체 등 4곳에 대해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12명을 검거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약 40억 5000만원의 현금과 5억원 상당의 골드바 등 총 60억원가량의 범죄수익도 압수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보이스피싱 총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텔레그램 방을 운영하며 수거책을 모집한 한국 국적 보이스피싱 총책 B(44)씨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추적·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죄수익 추가 환수에도 수사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귀금속 사업체와 환전소의 자금 흐름, 가상자산 전자지갑 거래 내역 등을 정밀 분석해 추가 공범을 검거하고, 기소 전 몰수·추징을 통해 범죄수익 환수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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