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발끈한 대만 “외국인 신분증 ‘한국→남한’으로 바꾸겠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03-19 07:12
입력 2026-03-19 07:12
대만을 중국(대만)으로 표기한 한국 전자 입국 시스템


대만이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에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것에 반발해 일부 공식 서류에서 ‘한국’ 명칭을 ‘남한’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가 관련 표기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대만 매체 대만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양자 대등 및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대만 ‘외국인 거류증’에 기재된 ‘한국’ 명칭을 ‘남한’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달 31일까지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대만 전자입국등록표’의 한국 관련 표기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대만 측은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의 출발지·목적지 선택 항목에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여권상 국적 표기는 ‘대만’으로 돼 있지만, 국가 목록에서 ‘China(Taiwan)’으로 표시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만 외교부와 주한대표처(주한대사관에 해당)는 그동안 한국 정부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하며 공식 교섭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과 대만 민간은 오랫동안 경제무역·문화·관광·인적왕래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교류해 왔다”며 “양측의 우정을 매우 중시하지만 한국이 아직 부당한 표기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측의 이번 사안 처리에 대해 실망했다는 대중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시 한번 한국 측에 상호 존중과 대등의 원칙을 견지하고 대만의 요구를 직시하며 조속히 수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만 측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한국이 대만 인민의 의지를 존중해 양국이 모두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며 지역 평화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지역의 번영·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밍치 대만 외교부 정무차장(차관)은 “한국은 대만에 대규모 무역 흑자를 갖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비우호적 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움직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당시 “여러 사안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기본적 입장하에서 이 사안을 잘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한국이 지난해 2월 전자입국신고 제도를 도입하면서 불거졌다. 종이 신고서를 수기로 작성하던 방식과 달리 전자입국신고서는 미리 작성된 국가 목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목록에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됐다.

대만 측은 “대만은 중국과 종속 관계가 아니다”라며 해당 표기가 사실과 다르고 자국민에게 불편과 감정적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유럽·일본 등 다수 국가가 출입국 신고서와 비자 표기에서 ‘Taiwan’을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며 국제사회가 보편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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