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좔좔 읊는 일본 배우…“韓 속담까지 제목으로” 日드라마 무슨 일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3-10 16:06
입력 2026-03-10 16:06
다음달 12일 니혼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의 주연을 맡아 한국어 연기를 선보이는 일본 배우 시손 쥰(志尊淳). 니혼TV 캡처


일본 배우 시손 쥰(志尊淳)이 다음 달 방영되는 현지 드라마에서 한국어 연기에 나선다. 일본 드라마에서 한국어 대사 비중을 대폭 늘리는 시도가 잇따르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일본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10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손 쥰은 다음 달 12일 니혼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의 주연을 맡았다. 한국 속담에서 따온 제목답게 극 중 상당한 분량의 한국어 대사가 등장한다. 니혼TV 측은 “시손 쥰이 실제 한국인 배우들과 함께 한국어 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한국 재벌가의 양자가 된 일본인 청년 김민석(아오키 테루)을 연기한다. 재벌 후계자로 주목받으며 성장했지만 양부가 사망한 뒤 집안에서 쫓겨나 23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설정이다. 국경과 언어의 차이를 안고 과거와 마주하며 새로운 만남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한국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시손 쥰은 최근 니혼TV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한국어 대사 양을 보고 ‘어? 이거 정말 제가 다 하는 건가요?’ 하고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단순히 외우는 것을 넘어 한국어와 일본어가 자연스럽게 섞이는 그 묘한 경계를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 정말 흥미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한국 친구들 덕분에 한국말을 들을 기회가 자주 있었고 한글도 조금은 읽을 줄 알았지만, 연기는 또 다른 문제였다”며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 발음의 미세한 차이를 하나하나 교정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 중 한국 재벌가에서 자란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방송에서 한국어 비중을 높이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TBS는 2024년 드라마 ‘아이(Eye) 러브 유’에서 일본어 자막 없이 한국어 대사를 그대로 내보내는 파격적인 형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상대의 눈을 통해 속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일본인 여주인공이 한국인 유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으로,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당황하는 여주인공의 감정을 시청자도 함께 느끼도록 하는 연출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에서도 배우 한효주가 일본 초콜릿 가게를 배경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사용하며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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