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대응 나선 與…“원유선 7척 호르무즈해협 묶여”

김헌주 기자
수정 2026-03-05 13:56
입력 2026-03-05 10:06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재계 간담회
한정애 “100조원대 시장 안정조치”
“확전시 중동 프로젝트 좌초 가능성”
업계 “원유수요 맞춤형 시나리오 요청”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의 한국 원유 운반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것으로 5일 파악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현안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김 의원은 “원유선이 많게는 7척까지 묶여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가 있었다”며 “구조조정 중인 정유 업계의 사정상 환급제도 등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원유선 1척에는 약 200만 배럴이 실려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전체 하루 원유 소비량에 해당한다. 석유화학·정유 업계는 업종별 원유 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정부가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가능성에 따른 우려도 제기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제외한 다른 운송 루트로 다변화하더라도 운송료 상승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급·수요 문제도 거론됐다. 김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7∼8기 데이터센터가 건설될 예정이었는데,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수급·수요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UAE 등에서 조달하는 켈륨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수급에도 차질을 빚어 반도체 생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분야에서 정교한 수급 시나리오를 작성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김 의원은 “에너지 208일치의 정부 비축분이 있다곤 하지만 현장 요구와 맞물려 구체적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다행히 가스 수요 피크인 겨울이 지났지만 보관이 어려운 LNG 수급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스마트시티, 원전,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 우리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키워 온 100조원 규모의 중동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확전될 경우 지난해 약 200조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7개국 수출액이 대폭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정부는 100조원대의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시장 안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중소·중견기업에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 금융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국회 외통위·산업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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