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잡고 마실래요”…‘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욕구 충족 위해 피해자 이용

신융아 기자
수정 2026-03-04 22:02
입력 2026-03-04 22:02
‘사이코패스’ 해당 판정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6.2.12. 뉴스1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여성 김모씨가 고급 음식점 방문 등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피해자들을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먼저 배달 음식을 제안하며 모텔로 유인한 정황도 드러났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급 음식점·호텔 방문 등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 대한 검찰 송치 결정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게 하거나 배달 음식을 주문하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또 이 과정에서 남성들이 대가를 요구하는 등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해 미리 제조한 약물 음료를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김씨가 챗GPT에 약물과 술 동시 복용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검색했던 점 등으로 미뤄 김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약물 음료가 단순한 수면 유도를 넘어 살인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김씨가 예견했으리라는 것이다.

지난달 9일 숨진 두번째 피해자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약물 중독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서에는 ‘피해자가 음주 상태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해 위험이 커졌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 전 김씨와 두번째 피해자 간에 오고간 문자 대화에는 김씨가 먼저 술과 배달 음식을 추천하며 방을 잡자는 취지로 제안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오빠 제가 맛있는데 아는데 거기가 하필 배달음식이라 방에서 마실래요?”라며 “배달밖에 안돼서 방잡아서 먹어야 될 수 밖에 없다. 밖에서 길 먹방은 좀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가 언급한 식당은 배달이 아닌 매장에서 식사가 가능한 고깃집으로, 김씨가 의도적으로 실내 장소로 유인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를 상태로 반사회성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를 실시한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신융아·반영윤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