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파병 시 사실상 전면전...실제 투입은 미지수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수정 2026-03-03 16:34
입력 2026-03-03 16:34
트럼프 “이란 큰 파도 일어나지도 않아”

루비오 “다음 단계 훨씬 고통스러울 것”

NYT “역대 대통령 역풍...가장 큰 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일(현지시간) ‘이란 지상군 투입’ 발언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이후 이란이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상군 파병은 사실상 전면전을 의미하지만, 이란 공격에 대한 부정 여론 확산과 계속된 미군 사상 속에 실제 투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이날 잇따라 이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방송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하는 건 아직 시작도 안 했다. 큰 파도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다. 더 큰 것이 곧 다가온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미 의회에서 이란 공격 작전을 브리핑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가장 센 공격은 아직 가해지지 않았다”며 “다음 단계는 이란에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란에 대한 공세 강화를 예고한 것은 하메네이 사망에도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친미 국가가 잇따라 반격을 받는 등 현재 공습만으론 이란 정권 붕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은 걸프 지역 국가들을 공격하는 등 확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미국에 석유 통제권을 넘기는 등 사실상 굴복한 것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4~5주로 예상했던 작전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대규모 인적 손실과 비용을 동반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쉽게 꺼내기 힘든 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을 투입했다가 철수한 흑역사가 있다. 미국 내에서 이란 공격에 대한 반대 여론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도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다. 섣불리 지상군을 투입했다가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거센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여당인 공화당도 지상군 투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존 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그런 일(지상군 파병)은 없을 것 같다”며 “현재 목표는 지상 침공이 아닌 공중 및 해상 작전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뉘앙스를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간의 전쟁을 일으킨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1980년 이란에서 미국인 인질을 구출하려다 실패한 지미 카터 대통령은 국민적 반발과 함께 오점을 남겼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병사들의 생명과 더 많은 인명 피해,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의 혼란,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위태롭게 하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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