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환율 뛰고, 주가 변동성 커질 것”…위험자산 회피에 비트코인 급락, 금은 상승

황비웅 기자
수정 2026-03-01 15:35
입력 2026-03-01 15:35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망
호르무즈 해협 일대 선박 출입을 전면 금지
글로벌 에너지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한국 증시가 6000선을 훌쩍 넘어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동발 불확실성이 되살아나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코스피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 흐름이 안정되는 분위기였지만 중동 사태 전개에 따라 증시를 끌어내리고 환율,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월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지난달 1447.39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환율이 145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1424.83원) 이후로 4개월 만이다. 지난주 환율은 1420~143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하향 안정 추세였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일부 ‘유턴’ 현상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지지부진하자 서학개미들의 환전하려는 달러 수요도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인다. 먼저 코스피발 ‘훈풍’이 쪼그라들어 기술적 조정이 오고, 강달러로 환율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우리나라 주가 상승 추세가 미국보다 더 빠르고,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산업도 영향을 받아 오르는 추세였기 때문에 미국보다 좀 크게 조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도 “아직 장은 안 열렸지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조정을 좀 깊게 받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 선박 출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망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100달러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의 69.1%인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석 교수는 “우리나라는 두바이유 등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시에도 상당히 큰 타격을 줄 것 같다”고 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전기·가스·수도 등을 중심으로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비트코인이 급락하고 금은값이 상승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뉴욕시간 오전 6시 기준 한때 6만 3038달러까지 밀렸다. 직전 대비 3.8%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지난달 27일 기준 5267.20달러에 거래됐다. 2월 초 대비 약 13% 상승했다.
반면 중동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된다는 시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무서운 기세인 개인들은 주식시장에 이미 들어와 있기 때문에 현 국면에서 흔들리지 않고 간다고 봐야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만 이제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가 심해지기 때문에 위험도는 좀 올라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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