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으로 불 끈다…사족보행로봇·저상형 소방차 시연 현장 가보니

송현주 기자
수정 2026-02-26 18:21
입력 2026-02-26 17:19
서울소방학교서 ‘미래형 재난대응 체계’ 시연회
3월 전국 최초 화재진압용 AI로봇 ‘화재순찰로봇’
“위험 지역입니다. 즉시 안전한 방향으로 이동하십시오.”
26일 오후 2시에 찾은 서울 은평구 서울소방학교 지하철훈련장 안은 개찰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하얀 연기로 가득 찼다.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사족보행로봇’은 빛을 쏘며 저벅저벅 걸어와 역사 내부를 순찰했다. 로봇은 이내 개찰구 안쪽 계단에 홀로 남겨진 시민을 찾았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는 안내로 시민의 탈출을 도운 로봇은 계단 앞 셔터 밑에 쓰러진 다른 시민을 발견했다. 로봇은 “도움이 필요하시면 소리 내어 응답해주십시오”라는 안내에도 시민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지휘본부로 무전을 보냈다. 이후 로봇이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 환경을 3D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인 라이다(LiDAR)로 영상을 전송하자 대원 4명이 현장에 진입해 시민을 구조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26일 공개 시연회를 열어 올해 로봇·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재난 감시·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지하·밀폐구역 등 고위험 현장에서의 대원 안전을 확보하고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 및 초기 진압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족보행로봇은 유해가스 등으로 소방대원의 진입이 어려운 현장이나 붕괴 위험이 있는 곳에 투입돼 대원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도 현장 정보를 확보한다. 문현준 본부 현장대응단 소방위는 이날 “로봇은 원격으로 조정되며 건물 붕괴 위험이 있는 곳에서도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 내부 상황을 촬영해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에는 라이다와 8종 가스 측정기가 탑재돼 실시간 위험 요소 파악과 인명 검색이 가능하다.
이후 훈련장에 등장한 ‘저상형 소방차’는 높이 2.3m의 지하주차장 안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함께 출동한 기본형 소방펌프차는 전체 높이 2.7m 이상으로 주차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 저상형 소방차는 탑재된 열화상 카메라로 열이 발생한 지점을 확인해 방수포를 쐈다.
저상형 소방차는 전국 최초로 군용차량(소형전술차량 K351)을 활용해 만든 서울 도심 맞춤형 특수 소방차량이다.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는 차량 중 물탱크 용량이 1200ℓ로 가장 커 약 5분 동안 물을 쏠 수 있다. 차량에 두 개의 엔진이 설치돼 주행 중 방수포를 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부는 2024년 8월 인천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전체 높이 2.15m의 저상형 소방차 4대를 서울 소방서 4곳(송파·동대문·강북·동작)에 각각 배치해 지하 전기차 화재 등을 초기 진압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주차장이 있는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산악 지형이 심한 지역 등의 특성을 고려해 차량을 배치했다. 서울 내 다른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지원을 요청하면 차량을 출동시킨다.
본부는 전국 최초로 도입한 화재진압용 AI로봇 ‘화재순찰로봇’을 오는 3월 중 서울 내 전통시장 4곳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화재순찰로봇은 심야시간대에 자율주행 순찰을 해 고온물체를 감지하면 실시간 경보를 전송한다. AI 영상분석으로 화재로 판단하면, 119 자동신고하고 탑재된 분말 소화기로 초기 진압을 돕는다.
송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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