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정위, 과징금 과다 산정·감면제도 불합리 운영”

이주원 기자
수정 2026-02-25 12:00
입력 2026-02-25 12:00

과징금 최대 2.8배 과다 산정…기업 부담 가중
자진신고 감면 제도 운영 허점
소비자 보호·과세정보 활용 미흡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매출액을 과다하게 산정하거나, 자진신고 감면제도를 불합리하게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6~7월 공정위 정기감사를 진행한 결과 불공정거래 조사·처리 및 소비자보호 등에서 총 10건의 제도개선 및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업체의 매출액을 높게 추정해 심사보고서의 과징금을 과다 산정하는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했다.

공정위는 2024년 4월 심사보고서에서 이동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행위에 대해 과징금 3조 4000억~5조 5000억원을 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부과된 최종 과징금은 심사보고서의 2%에 불과한 964억원에 불과했다.

감사원 분석 결과 이는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이 과다하게 산정된 것이 원인이었다. 공정위는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번호이동 매출액을 추정했지만 ‘전체 가입회선수’를 고려하지 않고 ‘신규가입 회선수’를 기준으로 매출액을 추정했다. 또 판매장려금과 무관한 법인·직영·알뜰폰의 매출도 기준에 포함했다.



감사원이 2024년 심사보고서 기준 과징금과 최종 부과액을 비교한 결과 87건 중 75건(86%)에서 심사보고서의 금액이 1.9~2.8배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조사·검토 단계에서 최종 대비 과다한 금액 기준으로 의견제출·소명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기업부담의 가중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의 경우 최종 의결 전에 과징금을 공표한다. 하지만 일부 부정확한 잠정 금액을 발표해 기업들의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감사원은 심사보고서 작성 시 해당 분야 매출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총매출액 및 관련 상품 매출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범위에서 관련매출액을 추정하고, 최종 의결 전 과징금 부과금액을 불가피하게 공표할 경우 위원회의 심의·합의 내용을 반영해 과징금을 산정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공정위는 자진신고 감면제도를 불합리하게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례에 따르면 공동행위 외부자가 증거를 제출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경우 감면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정위는 제보자 신고내용 등을 위원회 회의에 보고하지 않았고, 위반 업체의 자진 신고로 감면을 의결한 사례도 드러났다.

또 공정거래법 121조 등에는 공정위가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공정위는 수사 기관의 수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증거서류를 요청하지 않았다. 업체는 해당 수사기록을 자발적으로 제출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감면받았다.

공정위는 불합리한 감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수사결과 등을 통보받으면 원칙적으로 기록을 요청해 확보하는 등 감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라고 권고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공정위가 부당 지원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국세청으로부터 제공받은 과세정보를 제공받고도 조사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상조업체의 지급의무자별 보상 청구기한이 다른데도 미흡한 안내로 소비자피해를 키운 점 등을 식별하고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이주원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