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국민은행, 빗썸과 실명계좌 6개월로 단축 연장… 오지급·압수수색 겹악재 속 ‘조건부 동행’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2-24 15:59
입력 2026-02-24 15:59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후폭풍이 계속되는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라운지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2026.2.9. 도준석 전문기자


당국 검사 결과 전까지 6개월만 연장
내부통제·소비자 보호 조항 보강
제휴 은행권 전반 리스크 점검 확산
KB국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연장하면서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형식은 재계약이지만, 통상 연간 단위의 계약을 절반으로 줄이는 ‘조건부 동행’이다.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 이어 빗썸의 ‘비트코인 대규모 오지급’ 사태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를 종합하면 양측은 이달 만료 예정이던 실명계좌 계약을 6개월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부 문구와 시행 시점 확정이 남았다.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금융감독원은 전산 시스템과 보유자산 검증 체계,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고 검사 기간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지난해 9월 불거진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의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빗썸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대외 신뢰도에 다시 타격을 입었다.

빗썸 제공


이번 재계약에는 전산·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 보호 관련 조항이 포함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보고 의무를 명시하고, 통제 절차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내부통제 개선 수준에 따라 계약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이번 재계약 기간을 내부통제 고도화를 위한 집중 점검 기간으로 삼고 자산 검증 시스템 고도화와 다중 결재 시스템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빗썸과의 제휴가 국민은행에 일정한 실익을 안겨왔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제휴 이후 요구불예금 잔액이 많게는 3조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가상자산 투자 수요를 따라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사고가 반복될 경우, 평판 리스크가 예금 증가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다른 제휴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있으며 올해 3분기 갱신을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예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