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면 무죄?” 범죄자 미모에 열광하는 韓日…모텔 살인女, 팔로워 폭증 [이슈픽]

이보희 기자
수정 2026-02-24 15:16
입력 2026-02-24 15:01

‘강북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SNS 계정 확산
“감형해야 한다” 옹호 댓글까지

강북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왼쪽)와 일본 성매매 사건 용의자. 뉴스1·일본 TBS 뉴스


경찰이 20대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강북 모텔 약물 사망 사건’의 피의자 김모(22)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하지 않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이 퍼져나가고 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씨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재 이 계정의 팔로워 수는 9000명대로, 열흘 전 200여명에서 단기간에 40배 넘게 늘었다.


특히 신체 일부가 노출된 사진이 확산하면서 외모 평가까지 이어졌다. 게시물에는 “예쁘니 무죄”, “감형해야 한다”, “당신 편이다” 같은 옹호 댓글까지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흉악범에게 매력을 느끼는 ‘하이브리스토필리아’ 증후군을 언급하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죄자의 외모나 이미지를 동경한 나머지 온라인 공간에서 범죄자를 우러러보는 시각이 잘못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 계정에서는 범행 이후에도 추후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는 의심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씨는 두 번째 피해자가 숨진 날도 소셜미디어(SNS)에 셀카를 올리고 ‘#팔로워환영’, ‘#선팔맞팔’, ‘#맞팔디엠’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불특정 다수와 계속 소통하면서 추가 범죄를 저지를 계획을 세웠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자친구 대상으로 ‘살인’ 실험한 것” 분석김씨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20대 남성 3명에게 건네 이 중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1차 범행 대상이었던 남자친구는 음료를 마신 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회복했다.

이후 그는 같은 수법으로 2차·3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3차 피해자는 모두 사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씨의 범행에 대해 “남자친구를 대상으로 (범행 도구의 성능을) 실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약을) 먹였더니 4시간 정도 꼼짝 못 하더라’ 하는 사실을 인지한 뒤 본격적인 살인 범행으로 나아갔다는 게 오 교수 분석이다.

3차 범행은 김씨가 용의선상에 오른 뒤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오 교수는 “경찰이 이미 자신을 특정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범행하는 쪽으로 결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日서도 ‘가장 아름다운 범죄자’ 화제
성매매 강요에 GPS 감시까지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발생한 성매매 사건의 용의자 타노 카즈야. 일본 TBS 뉴스


한편 일본에서도 지난해 10월 체포된 도쿄 이케부쿠로 성매매 사건의 용의자가 ‘가장 아름다운 범죄자’라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TBS 등 일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첫 재판에서 타노 카즈야(21)는 자신이 근무하던 걸스바의 종업원에게 매춘 행위를 강요하는 등 기소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 측은 타노가 피해자에게 공원에서 매춘 행위를 권유하도록 지시하고, 피해자의 몸에 GPS(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실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27세 여성은 2024년 9월 해당 걸스바에 입사한 뒤 3개월간 40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타노는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에게 폭언과 함께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으며, 고추장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가혹 행위도 일삼았다.

피해자의 몸에서는 20여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서 도망칠 수 없었다”며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타노는 2023년 4월 걸스바 입사 후 대학을 그만두고 근무에 전념하며 점장 스즈키 마오야(39)의 측근인 매니저급으로 승진했다. 스즈키 또한 성매매 알선 등 성매매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일본 SNS 등에서는 타노의 외모를 두고 가장 아름다운 범죄자라 부르거나 AI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등 외모를 미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도 범죄자 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자 미화 현상이 또 다른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해자의 외모나 이미지, 사연을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할수록 정작 피해자의 고통은 주변부로 밀려나기 쉽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무분별하게 퍼지는 신상 정보와 ‘팬덤화’ 현상은 수사와 재판에 혼선을 줄 뿐 아니라 왜곡된 공감 문화를 조장할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이유로도 범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사건 보도의 초점은 가해자의 매력이 아니라 피해 회복과 사회적 경각심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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