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은 ‘송소희 국악’, 이해인은 ‘케데헌 저승사자’…한국 문화로 수 놓은 밀라노 은반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2-22 13:55
입력 2026-02-22 13:55
차준환(왼쪽)과 이해인의 갈라쇼 연기. 연합뉴스


세계 패션과 문화의 중심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국의 아름다움과 흥겨움이 세계인의 마음을 홀렸다. 치열한 메달 경쟁을 펼쳤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승부의 부담을 내려놓고 선보인 ‘갈라쇼’는 폐회를 앞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더 특별하게 장식했다.

22일(한국시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피겨 갈라쇼에는 8년 만에 한국을 대표해서 남자 싱글 4위를 차지한 차준환과 여자 싱글 8위에 오른 이해인이 출연해 서로 대비되는 ‘한국적 미’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먼저 은반에 오른 차준환은 국악 음악인 송소희의 ‘낫 어 드림’(Not a Dream)의 선율에 맞춰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서정적인 안무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차준환은 송소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맞춰 깔끔한 트리플 점프와 스텝 시퀀스, 스핀 연기를 섞어가며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했다.

갈라 연기 마친 차준환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서 차준환이 연기를 마친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2026.2.22 밀라노 연합뉴스


차준환은 “제가 피겨에 반하게 됐던 게 자유로움이었다. 이 곡을 들었을 때도 자유로움을 많이 느껴서 갈라쇼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며 “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축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곡으로 공연하고 싶었고, 감사하게도 기회가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8년 전 평창 대회 때 갈라쇼는 제가 10대 때 할 수 있는 발랄함과 파격적인 느낌이었다면, 이제 8년이 지나면서 저도 선수로서 더 성장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무에 더 많이 참여했다. 저만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여자 싱글 니나 페트로키나(에스토니아)의 연기 때 ‘남자 출연자’로 깜짝 출연해 일리야 말리닌(미국)과 함께 구애하다 퇴짜를 맞는 역할을 맡아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자 싱글 이해인은 넷플릭스 애니매니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저승사자’로 변신해 현란한 댄스로 K팝의 흥겨움을 선사했다.

검은색 갓과 부채, 검은색 두루마기 의상을 차려입은 이해인은 케데헌을 녹인 연기로 시작해, 후반부에는 흰색 크롭티와 반바지를 입고 현란한 댄스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끌어냈다.

이해인은 “생애 첫 올림픽에 갈라쇼까지 출연할 수 있어서 너무 특별했다”며 “벌써 또 아쉽고, 다음에 출전할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몰라서 갈라쇼 의상을 챙겨오긴 했는데 그동안 꺼내지도 않고 가방에 고이 넣어놨었다”며 “갈라쇼 출연 얘기를 듣고 꺼냈는데, 갓이 가방 밑에 깔려있어서 찌그러졌다”고 덧붙였다.

갈라 연기 마친 이해인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서 이해인이 연기를 마치고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2026.2.22 밀라노 연합뉴스


이해인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차준환, 신지아, 김현겸, 임해나-권예를 위한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다. 그는 “선수촌에서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조용하고 책을 읽기에 좋은 마인드존에서 함께 출전한 선수들과 저를 그려봤다”며 “조만간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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