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사진, ‘무당’ 주고 “사인 맞혀봐”…제작진 결국 고개 숙였다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2-20 22:56
입력 2026-02-20 22:54
순직 소방관의 사인을 점술로 추리하게 해 논란을 빚은 디즈니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 제작진이 뒤늦게 공개 사과했다. 일부 유가족의 충분한 사전 동의를 누락한 채 방송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며 공분을 샀고,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공식 항의하며 논란이 커졌다.
운명전쟁49 제작진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 및 친지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을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상처를 입은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촬영에 앞서 유가족에게 해당 프로그램이 서바이벌 형식이라는 점과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취지상 다양한 삶과 죽음이 소개될 예정이었던 만큼, 의미 있고 숭고한 사연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일부 유가족과 시청자들이 불쾌함을 나타낸 데 대해 “많은 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과 계속 소통해 오해를 풀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각종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논란은 지난 11일 공개된 2화에서 시작됐다.
‘망자 사인 맞히기’ 미션에서 제작진이 지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사진과 생년월일, 사망 시점 등을 제시한 뒤 출연자들에게 사인을 추리하도록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이 일자 운명전쟁49 측은 “유족과 협의해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같은 날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은 추리의 대상도, 경쟁의 소재도, 오락적 소비의 도구도 될 수 없다”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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