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서 울 뻔” 아기 안고 서서 가던 여성에 자리 양보해준 부부 ‘감동 사연’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2-19 09:19
입력 2026-02-19 09:19
설 명절을 쇠고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 안에서 입석 표밖에 구하지 못한 아기 엄마에게 한 부부가 먼저 나서 자리를 양보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오늘 열차에서 울 뻔했습니다. 진짜 이런 분들이 계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늘 열차에서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일을 겪었다. 혹시나 그때의 고마운 분들께 제 마음이 닿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 47분 경북 영주에서 서울 청량리로 향하는 열차를 탔다고 했다. 그는 “명절이라 입석 표밖에 구하지 못했고, 입석 칸은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며 유모차에 있던 아이가 계속 우는 바람에 결국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서서 가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이때 한 아저씨가 다가와 ‘아기 엄마 어디까지 가세요? 빈자리 있는데 오세요’라고 말을 건넸다고 한다. A씨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좌석을 안내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따라갔는데, 그곳에는 선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부부로, 이들은 자신들이 예매한 두 좌석 중 한 자리를 A씨와 아이에게 선뜻 양보한 것이었다.
A씨는 “순간 너무 당황했고 감사해서 울컥했다. 두 분은 한 좌석에 불편하게 앉으시면서 저와 아기에게 창가 자리를 권해주셨다. 정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배려였다”며 “생전 처음 받아보는 상황이라 마치 몰래카메라를 당하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부부는 열차에 탑승하자마자 아기를 안고 서 있는 A씨를 보고 표를 구하지 못한 상황일 수 있겠다고 짐작해 먼저 목적지를 물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명절에 어렵게 구하신 좌석일 텐데 타인에게 선뜻 양보해 주신 마음이 정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이런 배려가 가능한가. 그리고 이런 일을 내가 직접 겪을 수 있는 건가 싶었다”고 거듭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그는 “청량리역까지는 한 시간 반 넘게 남아 있었기에 솔직히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여기에 앉아도 되는 걸까’ 계속 고민이 됐다. 그런데도 두 분은 정말 괜찮다며 저와 아기를 창가에 앉히고는 의자 하나에 불편하게 앉으면서 ‘이런 기회에 더 가까이 앉는 거죠’라고 웃어주셨다”고 전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A씨는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연락처를 여쭤봤으나, 부부는 ‘아기를 잘 키우라’는 말만 남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리를 양보해준 부부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인증샷’으로 올리면서 “오늘 제가 양보받은 건 단순한 좌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새로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며 “타인에게 같은 배려를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가족분들이나 지인 분들께서 보신다면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한다는 마음을 꼭 전달해주셨으면 한다”며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6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는 등 많은 공감을 얻었다.
사연은 접한 네티즌들은 “(부부가) 손잡고 다니시는 모습에서 다정함과 선함이 느껴진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더니 멋지게 나이 잘 드신 부부다”, “마음의 여유만큼 품위가 가득한 부부이신 것 같다”, “인류애 충전된다. 따뜻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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