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밀라노 노골드’에 다시 화제인 ‘눈 뜨고 코 베이징’

김경두 기자
수정 2026-02-18 15:13
입력 2026-02-18 15:13
‘효자 종목’ 쇼트트랙 몰락…구아이링 연속 은메달
‘안방 호재’ 사라지자 드러난 실력 격차…비난 여론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스포츠 굴기’를 외치며 역대 최고 성적(금 9개, 은 4개, 동 2개·종합 4위)을 냈던 중국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유례없는 ‘금메달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대회 개막 12일 차인 18일(현지시간)까지 중국은 단 하나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한 채 ‘노골드’의 수렁에 빠져 있다. 현재 중국의 성적은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종합 순위 19위(금메달 기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종합 순위 4위에 올랐던 베이징 대회의 위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참사 수준이다.
중국의 부진 원인은 믿었던 효자 종목의 연쇄 몰락이다. 특히 베이징 대회 당시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던 쇼트트랙에서의 부진이 뼈아프다.
중국이 가장 기대했던 혼성 계주에서 결승 4위에 그치며 충격을 준 데 이어, 기대를 모았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은 개인전 전 종목에서 조기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쑨룽이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분전했지만 ‘금빛 레이스’를 이어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빙상뿐만 아니라 설상에서도 악재는 계속됐다. ‘베이징의 영웅’이자 이중 국적 논란을 일으켰던 구아이링(에일린 구)은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과 빅에어에서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고난도 기술을 성공시키고도 경쟁자들의 기세에 밀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내어줬다. 베이징 당시 2관왕에 올랐던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다소 무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현지 언론과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웨이보를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베이징 대회 9개의 금메달이 과연 실력이었나”, “홈 판정 이득이 사라지니 민낯이 드러났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영입했던 귀화 선수들과 해외 코치진의 효과가 유효 기간을 다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방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판정의 유리함이 사라진 유럽 원정에서 중국 동계스포츠의 얇은 저변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지막 보루’인 구아이링이 주 종목인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출격을 앞두고 있다. 구아이링은 이 종목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부하고 있어 중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쇼트트랙에서도 마지막 반전을 노린다. 남자 500m와 여자 1500m에서 중국은 사활을 건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김경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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