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서해공무원·조현옥은 항소포기, 삼표·구연경은 항소…오락가락 검찰 항소 논란
하종민 기자
수정 2026-02-17 13:00
입력 2026-02-17 13:00
정도원·구연경은 연휴 직전 13일에 항소
대장동·서해공무원·조현옥 사건은 항소포기
원칙 무너진 검찰 항소…공소유지에도 부담
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가 이어지면서 최근 중요 사건마다 검찰의 항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의 원칙과 관례를 뒤집고 특정 사건에 대해서만 항소 포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진행되는 사건 공소 유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3일 각각 무죄 판결을 받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과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에 대해 항소했다.
두 사건 모두 전부 무죄가 나왔는데, 기존 검찰의 기준에 따르면 항소할 이유는 충분하다. 정 회장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그룹 총수가 기소된 ‘1호 사건’으로, 재판 결과가 향후 진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추가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구 대표 사건 역시 ‘미공개 정보를 부부 사이에 전달한 혐의’이기 때문에 자본시장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항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검찰의 항소를 의심하지 않았겠지만, 최근 검찰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잇따른 항소 포기에 검찰 내부에서도 ‘기준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전부 무죄’ 사건에서는 대부분 항소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항소를 포기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정치적 관련이 있는 사건에 대해 유독 ‘항소 포기’가 많아지면서 검찰이 스스로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앞서 전부 무죄가 나온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도 검찰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제외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서는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지만 항소하지 않았고,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에서도 벌금형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검찰은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을 세우고 대부분의 형사 사건에서 항소를 진행해 왔다. ‘기계적 항소’, ‘보복 수사’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선별적으로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예전과 같은 기준으로 사건을 보면 안 될 것 같다”며 “지금은 어떤 사건도 항소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장은 “검찰에서 스스로 기준 없이 항소를 포기하고 있다.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공소 유지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칙 없는 항소 포기에 본인 사건에서 항소를 당한 피고인이 검찰 결정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다. 현직 부장검사는 “원칙이 없어진 상황에서 검찰의 항소 결정에 대해 누가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하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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