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비행기 타기 전, 충전 미리 하세요…보조배터리 ‘NO’

김지예 기자
수정 2026-02-14 09:00
입력 2026-02-14 09:00
국내외 항공사 기내 사용 금지
화재 위험 탓 선반 보관도 안 돼
“일일이 제지 어려워” 목소리도
비행기 안에서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충전을 위해 사용하던 보조배터리를 이제 가방 속에 넣어둬야 한다. 국내외 항공사들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배터리를 꺼내 충전할 경우 승무원의 제지를 받을 수도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배터리 사용 금지령’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10월부터 국적 항공사 최초로 국내·국제선 전 승객을 대상으로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한 이후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가 배터리 사용을 금지했다. 아직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항공사도 이 흐름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외항사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루프트한자 그룹, 중동의 에미레이트항공, 동남아의 싱가포르항공과 타이항공 등 해외 주요 항공사도 비행 중 보조배터리 사용과 충전을 제한한다. 사실상 전 세계 항공업계의 공통된 안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승객들은 기내 반입 규정에 따라 용량·개수 제한에 맞춰 보조배터리를 소지할 수 있다. 단 반드시 단락(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항공기 탑승 전 절연 테이프를 보조배터리 단자에 부착하거나 비닐백·개별 파우치에 보조배터리를 한 개씩 넣어 보관하는 식이다.
보조배터리를 기내에 반입한 이후에는 승객의 손이 닿는 곳에 직접 휴대하거나 좌석 앞주머니나 앞 좌석 하단에 보관해야 한다. 기내 선반에 두거나 비행 중 전자기기를 연결해 충전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상 징후가 생겼을 때 초기 대응이 늦으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어서다.
항공사들이 이런 조치를 하게 된 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 때문이다. 열 폭주는 배터리에 손상이 발생해 양극·음극이 직접 닿으면서 짧은 시간에 온도가 최대 1000도까지 오르는 현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방전 과정에서 과열, 외부 충격, 내부 단락, 분리막 파손 등이 발생하면 화재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밀폐된 항공기 객실 내에서는 초기 진화가 어렵고 연기 확산에 따른 2차 피해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항공기 내 선반에서 보조배터리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배터리 사용 금지령으로 승객 불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 항공기와 이코노미 좌석에 전원이나 USB 포트가 설치돼 있지 않고 출력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서다. 구형 기종이나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장거리 비행 시 전자기기 사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현실적으로 충전을 모두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승무원이 일일이 제지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라 승객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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