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가스형’ 행성 형성 원리 뒤집는 외행성계 발견했다[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2-16 14:00
입력 2026-02-16 14:00
유럽우주국(ESA) 제공
많은 사람이 외계나 외계 생명체를 생각할 때 자기도 모르게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기존 행성 형성 이론을 뒤집는 행성계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영국 세인트 앤드류스대 외계행성 과학 연구센터, 워릭대 물리학과, 미국 미시간대 천문학과,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센터, 캐나다 맥마스터대 물리·천문학과를 중심으로 포르투갈, 스위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독일, 덴마크, 멕시코,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8개국 97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가스형 행성이 안쪽에 암석형 행성이 바깥에 있는 독특한 행성계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2월 13일 자에 실렸다.
우리 지구가 있는 태양계에서는 수성부터 화성까지 내행성은 암석형 행성이고 목성부터 해왕성까지 외행성이 가스형 행성이다. 항성(별)을 중심으로 형성된 행성계들은 이렇게 암석-가스 행성 패턴을 갖고 있으며, 이는 은하계 전역에서 일관되게 관측되고 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에서 운영하는 망원경을 활용해 ‘LHS 1903’이라는 별(항성)을 관찰했다. 차갑고 희미한 적색 왜성인 LHS 1903을 공전하는 행성들은 가까운 궤도에 있는 암석 행성으로 시작해 두 개의 가스 행성이 관측돼 암석-가스 행성이라는 예상된 행성 패턴을 보인다. 그런데, ESA의 케옵스(CHEOPS) 위성이 관측한 결과, 이 행성계 가장자리에서 가스형 행성이 아닌 암석형 행성을 발견했다. 케옵스는 ESA가 외계 행성 특성화(크기, 밀도, 대기 등) 관측을 위해 발사된 소형 우주망원경으로 2019년 12월에 발사돼 2020년 4월부터 임무를 수행했다.
기존 행성 모델에서는 항성에 가장 가까운 행성들은 암석형 행성이다. 항성의 복사열이 가스 대기를 날려 보내 밀도가 높은 고체 핵만 남기기 때문이다. 가스형 행성들은 항성과 멀어서 가스가 축적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차가운 지역에서 형성된다. 이번에 관측된 LHS 1903을 공전하는 먼 암석형 행성은 가스 대기를 잃었거나 아예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LHS 1903 행성계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뒤집힌 구조라고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LHS 1903 주변을 도는 행성은 예상과 달리 동시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차례차례 생성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LHS 1903이 안쪽 행성부터 바깥쪽 행성 순으로 네 개의 행성을 연속적으로 탄생시켰다면, 각 행성은 차례로 진화하며 주변 먼지와 가스를 모았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행성 형성에 필수적인 가스가 이미 고갈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토머스 윌슨 영국 워릭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가스가 고갈된 환경에서 형성된 행성의 첫 증거로 보인다”며 “이번에 관측된 작은 암석형 외곽 행성은 특이한 예외적 사례일 수도 있고, 행성계 진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는 첫 사례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넘어선 발견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윌슨 교수는 “현재 행성 형성 이론은 우리가 관측하고 알고 있는 우리 태양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하는지 많은 부분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만큼 더 많은 외계 행성계를 관측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