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잘됐다”던 조기위암 환자 사망… 유족 “5시간 방치” vs 병원 “의료과실 아니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14 07:18
입력 2026-02-13 16:48

유족 측, 제주대병원 상대 형사고소·민사 소송
사망인데 합병증 ‘없음’ 적혀… 응급상황 방치 주장
국과수 “위절제술후 장내 출혈·천공 등으로 사망”
형사 고소·손배소 병행… 의료과실 판단 쟁점으로

지난해 10월 조기 위암 수술을 받은 60대 환자가 수술 부위 천공에 따른 패혈증으로 숨지면서 의료과실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제주대병원 건물 전경. 제주대병원 제공


조기 위암 수술을 받은 60대 환자가 수술 부위 천공에 따른 패혈증으로 숨지면서 의료과실 의혹이 일고 있다.

유족은 “명백한 응급 신호를 의료진이 장시간 방치했다”며 주장하고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 소송에 나섰다.


13일 유족과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최모(64·여)씨는 지난해 10월 23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복강경 위절제술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암세포가 점막층에만 국한된 1기 조기 위암으로 “수술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고, 수술 직후에도 “완전 절제가 이뤄졌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술 이틀 뒤 상황은 급변했다. 10월 25일 밤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오후 11시 53분쯤 간호사가 배액관에서 대변 냄새와 진물 배출을 확인했다. 이는 장 천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위험 신호였다.

그러나 유족 측은 “담당 전공의에게 보고됐음에도 즉각적인 응급처치나 CT 촬영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응급 상황에서 사실상 방치됐다”는게 유족측의 입장이다.



논란은 의무기록에서도 이어졌다. 유족이 확보한 기록에는 퇴원 사유가 ‘사망’으로 기재됐지만, 합병증 여부는 ‘무(無)’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는 달랐다.

부검 감정서는 사인을 “위절제술 및 문합술 후 발생한 장내 출혈과 천공, 장 내용물 누출”로 판단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의료과실이나 실수는 아니다”는 해명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유족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병원 측은 “유족들과 면담을 통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했으나 변호사를 대동하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보험 등 보상문제도 안내하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응급 신호를 묵살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의료진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한편, 이날 제주대학교병원과 담당 주치의를 상대로 법원에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수술 후 합병증 관리 적정성 ▲응급 대응 지연 여부 ▲의무기록 작성의 적법성 등을 중심으로 의료과실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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